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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조선사가 특급호텔 운영하는 이유는?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옆에 위치한 거제삼성호텔에서는 다소 이국적인 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이른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주황색 또는 회색 작업복을 입은 외국인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아침 식사가 마련된 호텔 1층 뷔페 식당에서는 작업복은 물론 안전모까지 쓰고 서둘러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수영장 및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종은 물론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어울려 함께 운동을 하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이들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파견 나온 선주사나 선급 소속 직원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2년에 걸쳐 조선소의 건조 작업을 관리, 감독해야하는 이들에게 호텔은 집이나 다름 없다.

삼성중공업은 2005년 11월 선주, 선급 등 거제조선소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용도로 거제삼성호텔을 개관했다. 개관 당시 객실은 80여개 수준이었지만 지난 해 증축공사를 통해 160여개까지 늘어났다. 

삼성중공업이 소유하고 있는 거제삼성호텔에서 해외 선주사 관계자들이 명명식을 앞두고 연회를 즐기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비단 숙박 시설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건조가 거의 완료된 선박에 이름을 지어주는 행사인 ‘명명식’이 열리게 되면 호텔은 해외 선주 등 고객들을 위한 전야제, 후야제 등 성대한 연회를 개최한다. 명명식은 조선소 야드에서 진행되지만 연회는 주로 호텔에서 열린다.

삼성중공업 만의 경우는 아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메이저 조선사들은 모두 호텔을 운영한다. 물론 국내외 일반 관광객들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조선사들이 호텔을 운영하는 궁극적 목적은 하나다. 해외 선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 제공을 위함이다.

현대중공업은 경주, 울산에 특1급 호텔인 현대호텔경주와 현대호텔울산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소유며 ㈜호텔현대가 운영을 담당한다. 현대호텔경주는 15층 건물로 총 449개 객실을, 현대호텔울산은 12층 건물로 약 284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 선주나 업무 관련 외부 인사들을 접대하는 용도로 쓰인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경포대에도 호텔을 건립하고 있다. 목포에 있는 현대호텔은 현대삼호중공업 소유다. 선주 및 감독관 등 발주처 관계자들은 주로 조선소와 가깝게 위치한 울산과 목포 호텔을 이용한다. 


대우조선해양도 거제 옥포조선소 인근에 애드미럴호텔을 운영 중이다. 대우그룹의 거제관광호텔이 전신이며 1982년도에 객실 129개 규모로 지어졌다.

조선사의 호텔 운영은 고객 서비스 차원은 물론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 조선사가 자체 운영하는 덕에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적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게다가 조선소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업무 협의 등도 긴밀히 이뤄질 수 있다. 국내 관광객들에게도 개방이 되기 때문에 성수기 때는 조선사에게 짭짤한 ‘부수입’이 되기도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외국 선주 등 고객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 운영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편이다. 가족이 함께 와서 몇년씩 머무르는 경우는 아이들 교육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학교 시설이 포함된 사택을 제공하고, 호텔은 그보다는 짧게 머무르는 경우에 제공된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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