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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략 · 해체의 반복…추상 이상의 상상도시
갤러리바톤 ‘쿤 반 덴 브룩’ 개관전
벨기에 출신으로 20대 후반에 세계 정상급 화랑인 런던 화이트큐브에 발탁돼 세 차례나 개인전을 연 색면추상화가 쿤 반 덴 브룩(Koen van den Broekㆍ40·사진)이 서울전을 갖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소재했던 갤러리바톤은 압구정동으로 공간을 이전하며 개관기념전으로 쿤 반 덴 브룩을 택했다. ‘ZYLON’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전시에는 기하학적인 도시공간을 탐구한 신작 추상화 14점이 나왔다.

브룩은 유럽 현대 미술계에서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는 화가. 30대 시절 현대미술의 거장 존 발데사리(82)와 미국에서 합동전을 가져 파란을 일으켰던 그는 영국 말보로갤러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색면 추상작업은 새로우면서도 화폭에 날이 서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긴장감을 주는 동시에, 현대의 환경을 독특하고도 세련되게 재해석해 호평받고 있는 것.

작가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이후 앤트워프의 로열 아카데미 오브 파인아트와 네덜란드 아카데미 오브 비주얼아트 등에서 수학하며 화가로 데뷔했다. 브룩은 유럽과 미국 등지를 즐겨 여행하며 자신의 눈에 들어온 도로와 교통구조물, 경계석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곤 이를 화폭에 옮긴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가 생략되거나 해체, 또는 강조되면서 추상화된다.

작가는 “작업실에 사진 수천장을 펼쳐놓고,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이상 작품을 구상한다. 이 중 3∼5장의 사진을 골라 또다시 구상에 들어간 뒤 작업한다. 따라서 내 그림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끈질긴 연구와 재해석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결과는 색면추상이지만 모든 작품의 베이스는 어딘가에 있던 장소와 공간인 셈이다. 

도로, 교각 등을 추상화시킨 쿤 반 덴 브룩의 유화 ‘Torque’
(Double), 2013. 174×170㎝                                        [사진제공=갤러리바톤]

그간의 작업이 추상과 구상의 중간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신작들은 추상성이 더욱 강조됐다. 그림자로 유추되는 검은 덩어리, 채도가 높은 선과 면이 낯설지만 묘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브룩은 “풍경 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보다,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은 SFMoMA(SF, USA), S.M.A.K, LA County 미술관, 삼성 Leeum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29일까지. (02)597-5701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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