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나무는 함께 자라야 합니다. 혼자 잘난 나무는 숲으로써 가치가 없죠. 나눔이란 우리사회가 함께 아름다운 숲을 가꾸고 이루는 일입니다”
나눔이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고 더 많이 씨앗을 퍼뜨리도록 돕는 고치범(51ㆍ사진) 보건복지부 나눔정책팀장은 나눔을 우리사회가 함께 발전하기 위해 공유해야 할 가치라고 말했다. 기부와 자선을 뛰어넘어 사회 구성원이 서로 소통하며 갈등을 줄이고 통합의 길로 가도록 돕는 것이 나눔의 보이지 않는 가치라는 게 고 팀장의 생각이다.
고 팀장은 두레와 같은 전통적인 나눔 문화와 김만덕 등 나눔을 실천한 조상의 선례가 현대사회에 온전히 전해지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나눔의 전통이 되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자선재단인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AF)이 최근 발표한 세계기부지수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146개국 가운데 45위에 그쳤다. 2010년 82위, 2011년 57위보다 상승했지만 전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비하면 아직 나눔이 일상화되거나 보편화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사회복지분야 자원봉사자 가운데 월 1회 이상 꾸준히 참여하는 봉사자 비율이 1.7%에 그치는 현실이 이를 대변한다. 고 팀장은 “국격과 국제적 역량에 걸맞게 나눔이란 선진화된 가치를 발전시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도적ㆍ법적으로 충실히 뒷받침 해주는 것이 고 팀장이 이끄는 나눔정책팀의 역할이다. 나눔정책팀은 기부금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등 법적인 노력은 물론 2011년 나눔국민운동본부를 설립, 나눔대축제를 열어 나눔실천자를 발굴하고 알리는 등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고 팀장은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나눔에 대한 지속적인 인식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사회가 나눔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나눔문화가 보편화된 선진국의 경우 소액이자를 기부한다든가, 카드 포인트를 기부하면 공제가 되도록 하는 등 금융상품도 다양하다며 나눔의 일상화를 위해 좀더 정교하고 생활화된 방법이 많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 팀장은 “국민들의 나눔 인식 확산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나눔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나눔의 가치를 말로 백번 하기보다 삶 속에서 배워야 실천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의 역사는 공감이 확산되는 역사”라며 “내 이웃의 아픔과 외로움을 공감하는 나눔이란 좋은 가치는 퍼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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