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공매도 거래의 비중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들어 지난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로 집계됐다. 월별기준으로 공매도 거래 비중이 2%를 돌파한 것은 2008년 8월(2.19%) 이후 처음이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 거래 방식이다. 공매도 증가는 현재의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으로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시장에선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전반적으로 확산하면서 공매도가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 수급상황이 악화돼 시장이 흔들릴 수 있는데, 연말에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을 키우는 여러 근거가 확인되자 불안감에 공매도 물량이 늘어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가가 과열된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탓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달 들어 공매도 물량이 가장 많이 집중된 업종은 기계(9.86%), 증권(7.23%), 운수창고(3.90%), 음식료품(3.72%), 금융업(3.15%) 등이다. 종목별로는 밥캣을 인수한 이후 재무적 리스크 가능성이 나온 두산인프라코어(기계ㆍ28.55%)와 복권사업 중단으로 실적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오리온(음식료품ㆍ23.83%) 등에 집중됐다. 지난달부터 금융당국이 금융주 공매도를 허용함에 따라 대우증권(21.07%)과 대신증권(18.06%)의 공매도 비중도 높았다.
happy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