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장관, 41개 기관장들과 간담회서 또 쓴소리…내년 경영정상화 원년 선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이 공공기관 수장들에게 독한 말을 쏟아냈다.2014년을 산업부 산하 41개 공공기관의 경영 정상화 원년으로 삼고, 이들 기업들의 부채 감축, 방만경영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기와 상관없이 이들 기관장의 조기 교체까지도 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소재 더케이 서울호텔에서 41개 공공기관 수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내년을 공공기관 정상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들 기업의 경영구조 개선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원랜드,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산업부에 제출한 부채 감축, 방만경영 개선 계획을 직접 평가한 결과 기관장들의 위기의식을 느낄 수 없고 실천 의지도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 (노력이 미흡한 것은)내 임기 동안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버티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장들이 집단적으로 반기를 드는 게 아니냐는 느낌도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상직(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산하 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경영정상화 노력이 미흡하다”고 질책하고 있는 가운데, 41개 기관장들은 고개를 숙인 채 열심히 자료를 보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
산업부는 사전에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부채 감축, 방만경영 개선 계획 등을 제출받아 직접 평가한 결과 기관장들의 위기의식을 느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이들 공공기관들의 실천 의지도 부재하고 경영개선 계획도 허술하다는 지적을 했다.
윤 장관은 이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실천 의지를 포함해 새로운 개선 계획을 다시 내라고 요구했다. 무엇보다 기관장 임기 안에 부채 감축이 가시화되도록 의무화하고 분기별 실행 계획도 담도록 했다. 산업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협의회’를 만들어 기관별 이행 실적을 매월 점검할 계획이다. 윤 장관은 “부채 감축, 방만경영 개선에 대한 의지, 실행력이 부족한 기관장은 임기와 관계없이 조기에 교체하겠다”며 “이런 기관장은 그 전에 본인이 먼저 사표를 써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일부 공기업은 발전소 건설 등을 위해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재원 조달 과정에서 부채가 늘지 않도록 창의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공공기관에 신규 사업의 타당성 검증 강화, 자회사의 과감한 정리, 해외지사 정리 및 공동 운영, 발전 자회사의 연료 공동 구매 확대, 에너지 공기업 본부인력의 20% 이상 현장 배치를 주문했다.
한전, 한국가스공사 등 부채 중점관리 대상기관(11개)과 강원랜드 등 방만경영 우선 개선 대상기관(5개)에는 10% 이상의 경상경비 절감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고용세습, 과도한 교육비, 의료비, 경조금 지원, 과도한 특별휴가 부여 등 8대 방만경영 사례에 이달 안으로 방만경영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공공기관장들은 고용 세습 등 8대 방만경영 사례를 조속히 개선하고 정부가 하향 조정한 상임이사 기본연봉, 비상임이사의 수당 한도를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또 부채에 허덕이는 공공기관이 남발한다는 지적을 받는 기업어음(CP)의 발행 때 이사회 의결 절차를 밟도록 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