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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관람객 여초(女超) 심해졌다…불황에 여성 마니아 의존 심화
올해 공연 관람객의 ‘우먼 파워’가 세졌다. 1년 새 공연 관객의 남녀 성비의 기울기가 여성 쪽으로 더 이동한 것이다.

티켓예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인터파크가 올 한해 인터넷 예매자 143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 예매자가 67%로 지난해보다 3% 포인트 증가했다. 공연은 전통적으로 여성 관객 비중이 높은 장르로, 보통 객석의 남녀 비율이 4대6을 유지해 왔다. 여성 비율은 2011년 63%에서 2012년 64%로 1%포인트 늘었고, 올해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여성 예매자가 90% 이상을 기록한 ‘초여초(超女超)’ 공연 편수도 399편으로 지난해 320편보다 79편(25%) 늘었다. 장르별 여성 예매 비율은 무용이 72%로 가장 높았고, 라이브콘서트 70%, 뮤지컬 69.6%, 클래식 67.8%, 연극 59.9% 순이었다. 연극의 남성 예매 비율이 40.1%로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 대해 인터파크 측은 “20대 중심의 데이트 목적이 강한 대학로 연극 소비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올해 여성 예매 비율이 가장 높았던 뮤지컬은 ‘트레이스유’로 무려 98.2%에 달했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인 ‘트레이스유’는 클럽을 배경으로 록음악을 하는 젊은 남자 뮤지션 2명이 출연하는 미스테리물이다. ‘왕세자실종사건’(97.8%), ‘풍월주’(96.9%), ‘마마돈크라이’(96.7%), ‘쓰릴미’(96.3%), ‘화랑’(96.0%), ‘여신님이 보고계셔’(95.4%) 등에서도 여성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 공연은 무대와 관객 사이가 좁은 소극장용이며, 꽃미남 배우 2명 혹은 남자 배우들만 출연하거나 여자 배우의 역할이 미미하며, 동성애 코드가 가미되고, 미스테리 형식으로 극이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쓰릴미’ 제작사 뮤지컬해븐의 박용호 대표는 “우리나라 마니아들은 (극 분위기가) 어둡고 남자들의 갈등 구조가 심한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창작뮤지컬 공모전에서 작품을 접수해 보면 어두운 이야기나 형제의 복수 등 유사한 류가 많다”고 말했다.

공연 예매시장의 여초 심화 현상은 경기 불황과도 맥이 닿아있다. 불황일 수록 값비싼 대극장 뮤지컬보다 가격을 낮춘 중ㆍ소극장 뮤지컬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공연계에서 티켓 할인 경쟁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공연이 호황을 누리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직장인 단체 관람이나 선물용 구매, 기업의 고객 프로모션용 전체 관람 공연이 줄어 개별 관객인 여성 예매 비율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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