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차기 은행장에 권선주 부행장 낙점… “플랜 다 돼있다. 이제는 실행단계” 포부 밝혀
권선주 IBK기업은행 부행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에 낙점됐다. 대한민국 첫 번째 여성 은행장이자 박근혜 정부의 창조금융을 이끌어갈 최초의 여성 기관장이다. 애초 기업은행장 임명제청권을 가진 금융위원회가 올린 인선안에는 권 내정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선택한 ‘깜짝 카드’가 권 내정자였다. 그만큼 금융권의 기대가 크다.
권 내정자는 24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전날 잠을 자기가 힘들었다”면서 “앞으로 은행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행은 저력이 있는 은행”이라면서 “그 저력을 꾸준히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게 은행장의 책무”라고 소감을 말했다.
권 내정자는 1978년 기업은행 공채 17기로 입행한 뒤 35년간 은행에 몸담으면서 첫 여성 1급 승진, 첫 여성 지역본부장, 첫 여성 부행장 등 ‘은행권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독차지했다. 올해 대한민국이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으면서 ‘첫 여성 은행장’이라는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된 것.
그는 무엇보다 창조금융의 실질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조준희 현 행장이 만들어놓은 다양한 창조금융 지원 사업을 실천하는 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권 내정자는 “문화콘텐츠산업 지원, 창업 기업 육성, 지식재산(IP) 대출 활성화, 성장사다리펀드 조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플랜(계획)은 다 돼 있다. 이제는 액션(실행)의 단계”라고 말했다.
은행장으로서의 경영 방침은 거창하기보다 현실적이었다. 권 내정자는 “저성장ㆍ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은행권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상당히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임기 중에 뭔가를 새로 시도하는 것보다 기존에 해오던 일을 연속성 있게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적ㆍ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별도의 업무 보고는 받지 않은 채 각 사업부서 스스로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여직원 인사와 관련해 상장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30% 이상으로 높이도록 한 유럽연합(EU)의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면서 “여성들이 가족을 돌보면서 직장을 다니는 게 쉽지 않다”며 “능력 있는 여직원들을 우대하는 인사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