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농협금융으로 일단락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나머지 증권사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총계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시장에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우투증권을 제외해도 현대증권, 동양증권, 대우증권 등 3개사다.
이날 우투증권 패키지의 가격이 우리금융과 정부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된 점은 나머지 매물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농협금융이 제시한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가격은 약 1조1천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대 1조5천억원을 기대했던 우리금융과 정부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매각 가격이다.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현재 M&A 시장에서 매물로 인식되는 증권사는 10개에 가깝다. 가뜩이나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에서 우투증권이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가격에 팔린 것은 다른 매물의 매각가치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의‘패자’인 KB금융지주가 방향을 틀어 동양증권 인수에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동양증권은 대만 유안타증권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면 국내 기업에 인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투자은행(IB) 조건을 갖춘 현대증권도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9월 말 현재 5천307만736주)의 장부가액보다 현재 시가가 훨씬 낮아 가격면에서 매력이 있다.
다만 인수자 입장에서는 M&A 이후 구조조정 시 업계에서 강성으로 알려진 현대증권의 노조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범현대가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는다. 현대차 그룹과 현대중공업 그룹이 각각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아 현대증권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대우증권의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능 연계성 때문에 당분간 대우증권을 매각 대상에서제외한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우투증권 매각 흥행을 위해 그동안 당국이 대우증권의 매각을 보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매물 외에도 최근 매각 협상에 실패한 아이엠투자증권을 포함해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 중소형 매물도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중소형사 매물은 인수 시 자산 규모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안 되고 특화된 수익구조를 지닌 것도 아니어서 M&A 성사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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