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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다윗과 골리앗’ 싸움 승리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가격조정 문제, 잘 협의해 나갈 것”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전을 승리로 이끈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6일 “농협금융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쳐 인수 문제에 같은 의지를 보여주고,인수 전략을 짜는데 전폭적인 성원을 보내준 것이 가장 중요한 승인(勝因)이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와 만나 “우투증권 등 인수로 농협금융 전반의 역량을 크게 높이고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임 회장이 그동안 농협 내부로부터 안정적 지지를 받아온 게 인수전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도 출근하자마자 노조사무실부터 찾았다.

임 회장은 인수 성사의 의미에 대해 “전체적으로 농협금융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은행과 증권, 보험업을 균형 있게 갖출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그동안 자산운용이나 금융상품의 개발, 해외진출 측면에서 명실상부 국내 1위인 우투증권을 인수함으로써 그런 역량을 우리가 보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협상을 잘 마무리해서 인수 후에 어떻게 경영을 해서 농협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 깊게 검토하겠다”며 “어려운 결정을 현명하게 판단해 준 우리금융 이사회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료 출신의 임 회장은 사실 지난 6월 취임할 때만 해도 주변으로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비교적 추진력인 강했던 전임 회장도 조직 적응에 실패하고 임기 전 자리를 떠났기 때문이다. 온화한 스타일의 임 회장이 과연 잘 버틸 수 있겠느냐는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 전면으로 맞서기라고 한 듯 임 회장은 취임 즉시 우투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후 직원들로부터도 부드럽지만 소리없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줄곧 ‘인수에 실패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강경한 자세로 사활을 걸었다. 인수가 결정되기까지 주말이 따로 없었던 임 회장의 입술은 인수전이 마무리된 이날에도 부르터 있었다.

이번 인수전의 경쟁사였던 KB금융의 임영록 회장과도 평소 호형호제하며 관료 선후배 사이였지만, 인수 의지에서만큼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패키지 4개사에 ‘고른 베팅’을 택한 그의 치밀한 전략이 주효했다. 또 이번 인수전에 투입된 TF(태스크포스)팀 규모면에서 농협금융이 KB금융에 큰 폭의 수적 열위를 보였기 때문에 농협의 이번 성공은 ‘골리앗에 대한 다윗의 승리’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우리금융 이사회가 매각가격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최종 인수까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임 회장은 이날 이와 관련, “앞으로 협상이 있으니까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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