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훈기 지점장, 오경의 팀장, 김동군 차장, 엄기주 차장, 이정철 차장, 조은희 과장, 고미정 과장, 문현성 계장, 김여진 계장….”

조준희<사진> IBK기업은행장이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먼저 세상을 등진 직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주위를 숙연케 했다. 조 행장은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 곁을 떠난 동료가 있다”면서 “그분들은 제가 영원히 안고 가야 할 마음의 빚”이라고 말했다.

업무 스트레스와 장시간 근무 등으로 병을 얻어 숨지거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직원을 향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그는 재임기간 ‘근무시간 정상화’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배경도 밝혔다.

조 행장은 “‘설마 가능할까, 또 잠시 추진하다 유야무야되겠지’라는 의구심이 많았지만 근무시간 정상화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했다”면서 “회사와 직장밖에 모르는 ‘반쪽짜리 인생’이 되지 않도록 근무환경과 출퇴근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의 야근을 유발하는 불필요한 일은 줄이고, 오후 7시가 되면 개인 컴퓨터의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도록 했다. 또 각 지점의 평균 퇴근시간을 비교해 야근이 잦은 곳은 개선을 요구했다.

조 행장은 “근무시간 정상화는 가도 되고 가지 않아도 되는 길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면서 “눈 뜨면 출근하고 싶고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직장으로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평소 강조하던 ‘위대한 은행’에 대한 생각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위대한 은행은 돈을 잘 버는 것은 물론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교육, 문화, 예술에 이바지해 국민의 존경과 사랑, 신뢰를 받는 은행”이라면서 “결코 자만하거나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 임명된 권선주 신임 행장을 중심으로 1만3000여 임직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 강철 같은 단결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