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작년 국내 펀드시장의 침체 속에서 빛을 발했던 가치주펀드가 올해도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가치주펀드의 전년도 수익률은 6.88%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 수익률인 0.7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배당주펀드와 롱숏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9.19%와 8.82%로 가치주보다 높았지만, 5년 수익률을 놓고 보면 100.98%를 기록한 가치주펀드가 가장 꾸준한 성과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유출입 면에서도 가치주펀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박스권 장세가 지속된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는 3조104억원이 빠져나갔지만 가치주펀드에는 오히려 1조1078억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삼성그룹주 펀드는 9328억원이 순유출되며 대조를 이뤘다.
가치주펀드는 내재적 가치에 비해 현재 가격이 싸다고 판단되는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횡보장 증시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내재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펀드매니저와 운용사의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가치주 3인방’으로 불리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작년도 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계속 유지하면서 가치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가치주펀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시장 상황이 작년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모멘텀이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치주펀드가 계속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종목 선택이 다변화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오 연구원은 “과거 가치주 펀드는 고집스럽게 중소형주를 담았지만 최근에는 저평가된 경기민감주와 대형주까지 담는 등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도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들보다는 시장의 등락에 관계없이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치주펀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상승장에서는 성장형 펀드의 성과가 더 두드러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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