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연초 사옥이전을 통해 새 출발에 나섰다.
GS건설은 지난달 27일을 끝으로 지난 88년부터 터전으로 삼아왔던 서울역 역전타워를 떠나 종로 청진동 그랑서울 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했다고 8일 밝혔다.
장장 26년간의 세월의 묵은 때를 벗고 최첨단 빌딩에 입주했지만, 새 사옥의 기쁨도 잠시 허리띠를 졸라매는 직원들의 모습이 도처에서 목격됐다.
GS건설은 사옥을 이전하면서 역전타워에서 쓰던 비품을 그대로 가져와 재활용하고 있다.
한 직원은 “사옥을 이전하면 사무비품이나 집기류를 보통 새 것으로 교체하지만 회사가 어려운데 새 걸 사기보다는 기존 물품을 쓰는 편이 오히려 더 낫다”며 “아무 불편이 없다”고 했다.
기존 물품을 그대로 들여오느라 옛 사무실 책상에 붙여놓은 쪽지까지 그대로 옮겨진 것을 보고 직원들끼리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책상, 책꽂이, 소파, 냉장고, 의자, 캐비닛 등 거의 모든 사무용품 및 집기가 재활용품이다.
GS건설이 26년 만에 사옥을 서울역에서 종로 그랑서울 빌딩로 이전했다. |
GS건설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굴지의 대형건설사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수년간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대안으로 벌인 해외사업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실적이 떨어졌다.
최근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서울역 역전타워를 1700억원에, 송파 롯데마트를 2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적극적인 자구 노력을 펼쳐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현재 입주한 새 사옥도 매입한 게 아니라 임대한 것이다.
GS건설은 지난 1969년 종로구 관철동 대왕빌딩에서 락희개발 주식회사로 창립돼 럭키개발로 사명을 바꾼 1975년 대우실업으로부터 최초의 자체 그룹 사옥인 서울역 앞 삼주빌딩을 매입해 사용해왔다. 1987년 마포빌딩으로 잠시 이전한 적이 있으나 이듬해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 그룹사옥이던 역전빌딩을 럭키개발 명의로 아예 매입했다.
1995년 LG건설로, 2005년 GS건설로 두 차례 사명을 바꾸면서 지난해까지 이 빌딩에 있다가 올초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로 사옥을 이전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