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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 김현태> 아베노믹스와 자동차
아베노믹스란 과감한 금융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적극적인 경제성장 전략을 통해 일본 경제를 장기 침체에서 구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을 말한다. 통화량을 확대하고 금리가 낮아지니 자연스레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 초 한때 엔/달러 환율은 103엔을 넘어서고, 원/엔 환율은 1030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 같은 환경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일본의 산업 분야가 있다. 바로 자동차다. 일본 자동차업계의 대표주자인 도요타자동차는 과거 엔고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설비투자 및 고정비를 적극적으로 억제하며 체질을 강화해왔다. 이렇게 체질을 강화한 상황에서 엔저가 도래하니 도요타로서는 금상첨화였다.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는 지난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난 186만7155대를 팔았다. 시장점유율은 14.4%에 달한다. GM과 포드에 이어 3위다.

혼다도 전년 대비 8.5% 늘어난 127만3550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을 9.8%까지 끌어올렸으며, 닛산은 9.1% 늘어난 103만2134대로 시장점유율을 8%까지 높였다. 도요타, 혼다, 닛산 3개사만 해도 미국 시장의 3분의 1(합계 32.1%)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판매호조에 힘입어 도요타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 10%에 달할 전망이다.

이처럼 빠르게 재도약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일본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수치가 있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에서 자동차산업이 사라졌을 경우 실업률은 현재의 4.3%에서 7.9%로 거의 2배가 상승한다. 국내총생산(GDP)은 약 20%가 감소하고, 제조업 출하액은 284조엔에서 129조엔으로 54.6%가, 일본 정부의 세수는 44조엔에서 26조엔으로 40%가 줄어든다.

자동차산업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전자산업의 몰락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2012년 기준 파나소닉은 8000억엔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샤프는 적자가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인 4500억엔에 달했다. 소니는 1만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사실상 국유화의 모양새다.

일본의 자동차업계가 엔저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하면서 글로벌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우리 자동차업계는 우려의 목소리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한국의 올해 대일 자동차부품 수출액(무역협회)을 보면 지난 10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하다. 2012년 증가율이 12.7%에 달했던 것을 생각하면 큰 퇴보처럼 보이지만 같은 기간 동안 1400원이 넘던 원/엔 환율이 1000원 선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달성한 실적임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수치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빠르게 성장해 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 부품업계에 기회도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듈화를 통한 수출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일본 자동차업계가 중시하고 있는 신흥국에서의 현지납품 확대, 친환경, 스마트카, 경량화 등 기술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김현태 코트라 나고야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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