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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장추천제 불발…SSAT(삼성 직무적성검사) 다시 열풍
채용 혼선에 취업준비생 불안감
수험서 · 사설학원 대목잡기 분주
일부는 스터디결성 정보등 교환
“사교육 성행 할 것” 우려 시각도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까 다들 이번 상반기에 ‘올인’하는 분위기예요.”

삼성그룹이 최근 채용 개편안(대학총장추천제)을 발표했다 곧바로 유보했지만 이는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을 더욱 자극한 꼴이 됐다. 향후 삼성 채용방식이 어떤 방식으로 변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만이 아닌 전사회적 책임 문제지만, 취업시장은 그만큼 혼선에 놓인 것이다. 삼성이 채용방식 개선 전에 가장 걱정했던 ‘SSAT 고시 열풍’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많은 취준생은 약 2개월 앞둔 4월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 준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SSAT 관련 각종 수험서나 사설학원들도 이번 ‘대목’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형국이다.

삼성그룹은 논란이 됐던 총장추천제와 서류전형 부활은 시행하지 않기로 했지만 바뀐 SSAT 개편안은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언어ㆍ수리ㆍ추리ㆍ상식 등 4개 영역에 공간지각력 분야를 추가하고, 상식 영역에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적 소양을 묻는 항목을 늘린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특히 기출문제화됐던 부분도 개선할 것으로 보여 취준생들은 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문제는 취준생들의 이 같은 불안심리를 이용해 학원들은 바뀐 SSAT 형식에 맞춤 강좌를 열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SSAT 온라인 강좌를 열고 있는 서울 서초구 한 학원의 경우 “바뀐 SSAT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3~4개월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며 홍보하고 나섰다. 이 학원은 8개 강의에 4만5000원 등 다양한 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다. 사흘에 6만9000원, 이틀에 8만~9만원 하는 학원들도 성행하고 있다.

학원가뿐 아니라 바뀐 SSAT 유형에 맞춘 수험서까지 이달 초 발빠르게 시중에 출시됐다. SSAT 유형이 바뀐다는 발표가 지난달 15일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2주 만에 새 책이 만들어져 나온 셈이다. 일부 온라인 서점에서는 예약 주문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취준생은 불안감과 불만을 동시에 안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의 오락가락 채용에 취준생 새우등만 터지는 현실”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변경된 SSAT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취업카페 게시판에는 “오히려 SSAT에 추가된 과목(역사, 공간지각능력 등) 탓에 이전보다 더 많은 ‘SSAT 사(私)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앞으로 어떤 채용안이 나올지 불안하다” “올해 4월 삼성 채용은 가장 과열될 것”이라는 글도 게시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그룹 계열사에 합격한 유모(26ㆍ여) 씨는 “체감 난이도상 SSAT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은데, 나를 비롯한 주변 취준생들 모두 SSAT 시험 서너 달 전부터 SSAT 스터디를 결성하고 모의고사를 풀었다”고 말했다. 실제 한 인터넷 취업카페엔 삼성그룹이 채용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인 올해 1월 초부터 SSAT 스터디 모집글이 여럿 올라왔다. 유 씨는 “삼성의 채용 전형이 바뀌고 있고 특히 이번 상반기에는 SSAT 유형이 바뀐다고 하니 올 상반기 취준생들은 특히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번 SSAT를 준비하기 위해 스터디를 결성했다는 최모(25ㆍ여) 씨는 “입시로 따지면 삼성은 서울대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채용 전형을 바꾸면 다른 대기업들도 이런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취업이 힘들어 힘도 빠지고 우리가 왜 이래야 하나 화도 나지만 바뀌면 바뀌는 대로 우린 거기에 맞춰 준비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지웅ㆍ권재희 인턴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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