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잊을만하면 터지는 안전 불감증…미숙한 초동대처 데자뷔 막아야 ”
여수 기름유출 사고 일단 진정됐지만…


“미숙한 초동대처가 피해 키웠다” “안전불감증이 화 키운 인재다.”

설 연휴 기간에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는 방제작업이 진행되면서 진정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초동대처 미숙과 안전불감증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대형 해양오염 사건의 재판으로, 이 같은 ‘데자뷔’는 근절돼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

실제 이 같은 초대형 해양오염 사건은 반복돼 왔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한 근원적인 예방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20년 전인 지난 1995년 발생한 여수 앞바다의 씨프린스호 사건이 대표적이다. 사상 최대 해양오염 사건이라며 떠들썩했지만 그 일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혀졌다. 그러다가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의 원유 유출 사건이 터졌다. 둘 다 관계기관의 비효율적 대처와 지휘체계 혼란으로 되레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기름 유출사건 역시 잘못된 초동대처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여수 기름 유출사고는 사고 발생 뒤 4시간45분 동안 기름이 흘러나와 초동방제뿐만 아니라 방제관리조차 실패했다는 평가다. 사건 발생 직후 송유관을 파손한 선박회사 측에 1차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GS칼텍스가 파손된 밸브를 뒤늦게 잠그고, 30여분이 지난 뒤 늑장 신고해 화를 더 키웠다는 뒷말이 나왔다.

아울러 기름 유출량을 축소해 알렸다는 논란도 일었다. GS칼텍스 측은 애초 기름 유출량이 드럼통 4개 분량인 800ℓ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해경조사 결과 유출량은 200배가 넘는 164㎘(820드럼)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국회농해수위 상임위 긴급 현안 보고에서 기름유출량이 64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름 유출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것은 20여년 전 발생한 씨프린스호 좌초 사고였다. 당시는 기름 유출사고 시 최대 유출량을 추정하고 지역의 조류ㆍ해류ㆍ지형지물 등을 기름의 확산범위에 포함ㆍ수립해야 할 비상방제계획도 수립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이에 정부는 해양오염방지법을 개정해 해양경찰청을 중심으로 방제작업 지휘체계를 일원화하고 1996년 해양수산부를 발족하는 등 대비를 했지만 문제는 2007년 태안에서도 반복됐다. 태안 앞바다의 유조선과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사고는 항만당국과 해양경찰의 공조체계가 느슨해 화를 키운 측면도 부인키 어려워 보인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