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4개 건설사 컨소시엄이 이라크에서 60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12일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쿠웨이트에서 12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정유플랜트 공사를 수주한데 이은 낭보다.
현대건설은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가 발주한 60억4000만달러(약 6조44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공사는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 업체 4개사가 상호 협력을 통해 공사를 따냈다.
지분 구조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37.5%로 22억6500만 달러, GS건설이 37.5%로 22억6500만 달러, SK건설이 25%로 15억1000만 달러이며 현대건설이 주관사를 맡았다.
이번에 따낸 공사는 이라크 바그다드 남쪽 120Km 카르발라 지역에 하루 14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정제해 액화석유가스(LPG)와 가솔린, 디젤 등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약 54개월로 예정돼 있다.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을 총괄하는 일괄 턴키방식으로 시공하며 완공 후 1년간 운전 및 유지관리(Operation & Maintenance)도 맡는다.
이라크 공사 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석유정제고도화시설 등을 맡고 해외 정유 플랜트 경험이 많은 GS건설과 SK건설이 각각 원유정제 진공증류장치 등 화학설비와 유틸리티 분야를 맡아 공사를 수행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에서 우리 건설사끼리 출혈 경쟁을 벌여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이번 공사는 공동 수주를 통해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형태”라며 “각 사가 전문분야에 대해 각각 설계를 진행하고, 구매, 시공은 공동으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공사 수주로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건설사의 이라크 시장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1976년 이라크에 첫 진출한 이후 이라크와 이란 전쟁 발발 전까지 18개 주에서 27개 공사를 수행한 바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각각 바그다드 알 무사이브 화력발전소 재건 공사와 루마일라 가스터빈 발전소 공사를 진행중이다.
GS건설과 SK건설은 이번 공사 수주로 이라크 건설시장에 첫 진출하는데 성공하면서 이라크내 추가 공사 수주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쿠웨이트에 이어 이라크에서도 대형 공사를 수주하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국내 건설사간 합동 수주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700억 달러 초과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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