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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제 ‘준비된 여성 대통령’ 진면목 보여달라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1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뚝심’이다. ‘불통(不通)’‘무통(無通)’ 비판 속에서도 예의 원칙과 강단으로 국정을 이끌어 왔다. 당선 때 보여준 국민들의 높은 득표율(51.6%)이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원했던 탓일까.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던 당초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전체적으로 부족함이 있다. 취임 때보다 더 높은 최근의 60%대 지지율도 그런 국민의 기대가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외교 및 대북 문제에 많은 공을 들였다. 37차례나 정상회담을 했고 중국, 영국 등 6개국은 국빈방문을 했다. 6차례나 해외로 나가 전방위 순방외교를 펼치며 대한민국을 알렸다. 이런 노력이 최근 일본의 우경화에 맞서는 국제 공조나 한ㆍ미 방위비 분담 협정 등 난제를 푼 원동력임이 분명하다. 북한에 대해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개성공단 폐쇄 위기 등을 잘 넘겼다. 북한을 지치게 하는 노련한 전략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성사시켰고 3년여 만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도 이뤄졌다.

내치(內治)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크다. 누구도 못했던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로 국민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 장·차관 줄낙마,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논란 등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최근에는 공기업을 개혁하겠다면서 뒤로는 끊임없이 낙하산 인사를 펼쳐 공분을 사고 있다. 친박 정치인들이 공기업 요직을 속속 접수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부정인사 근절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 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내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지난 1년간 공약은 후퇴했고 오히려 반대로 가는 것도 있다. 국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근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급조된 흔적이 많다. 정작 어떻게 할지에 대한 그림이 어지럽다. 서민정책의 일환으로 부동산 취득세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을 계속 정책화하고 있으나 체감도는 많이 떨어진다.

역시 박근혜 정부의 최대 해결 과제는 소통(疏通)이다. ‘수첩인사’ ‘육법대(육사ㆍ서울법대 투성이의 청와대)’ 등 아직도 국민들의 눈높이에선 불통의 이미지가 강하다. 대통령의 소통은 일반의 그것과 다르다. 국정 운영에 필요한 쌍방향 직ㆍ간접 대화를 말한다. 언론과 만나고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일에 몸사려선 안 된다. 이것이 60%의 지지율을 보내주고 있는 국민들의 기대에 대한 최소한의 답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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