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M아파트 프리미엄 500만원 얹어 삽니다.”
최근 철근 부실 시공으로 논란을 빚은 세종시의 M아파트를 분양가에 웃돈 500만원을 더 얹어 산다는 얘기가 나오고있다. 이 아파트는 현재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져 이달 말까지 안전진단을 실시 중이다. 어떻게 철근이 부실해 논란이 된 아파트를 웃돈마저 주고 살 수 있을까 의문이다.
현재 이 아파트 건설사는 계약자들에게 계약해지를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실 공사를 이유로 계약해지를 해주는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 그만큼 충격이 큰 건설업계의 ‘사건’이었다. 계약해지 1차 신청 접수 결과 전체 723가구 중 약 100여 가구가 계약해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가 합의된 계약해지를 주장해 일부 계약자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건설사 잘못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것인 만큼 규정대로 분양가의 10%를 더 돌려줘야 한다는 것.
잡음은 더 있다. 일부 계약자들은 지금 철근 부실 시공에 이어 콘크리트마저 부실 시공된 정황 증거도 있는데 현재 안전 진단은 철근 부실만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각 세대별 부실 시공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수조사에 필요한 비용 6억원을 대야 할 건설사가 비용 부담을 거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한 계약자는 “전수조사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축소된다. 입주가 시작되면 다들 더 이상 문제화되는 것을 꺼려 결국 계약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건설사는 안전 진단이 이달 중 마무리되면 그 결과에 맞춰 대책을 마련해 보강공사를 할 계획이다. 철근의 부실 시공 정도를 판별해 그로 인해 초래될 위험도를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업계에서는 안전 진단 결과가 나오면 보강 공사를 거쳐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 시공으로 인해 입주하기가 불안하다는 계약자들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이 생각의 차이로 인해 500만원의 웃돈이 발생하고 있는 거였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M아파트의 입지가 워낙 우수해 철근 부실 시공이 나기 전에는 웃돈이 3000만~40000만원 수준으로 붙었었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500만원의 웃돈을 주고 이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는 건 결국 입주가 시작되면 이 아파트의 가치가 올라갈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얘기를 들은 일부 계약자들은 “과연 가능한 일이냐”며 절규하고 분노한다. 안전불감증의 절정을 보는 것 같다고 한다. 또 이번 사례는 결국 아파트를 지으면서 철근을 어느정도 빼 먹어도 된다는 나쁜 선례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세월호 사고로 온 사회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만연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외줄을 타는 듯한 아슬아슬한 광경이 여전히 일상처럼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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