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여권 민심이반 뚜렷…‘선거의 여왕’ 朴대통령 마케팅 안간힘
‘윤장현 광주시장 낙선땐 安입지 흔들…‘포스트 6·4’ 새정치 지도부 발등의 불
6월 4일 지방선거가 이틀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이 ‘박근혜 지키기’로 압축되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민심 이반이 분명해진 가운데, 그래도 믿을 것은 박근혜 대통령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핵심은 광주시장 선거다. ‘안(安)의 남자’ 윤장현 후보가 낙선할 경우 불어닥칠 안철수 책임론 방어에 적극적이다. 전체 선거 판세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도 배경이다.
‘충북의 딸(박근혜)을 도와달라(이완구)’, ‘대통령께서 국가개조를 할 수 있도록 힘과 기회를 달라(윤상현)’, ‘한번만 더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달라(서청원)’, ‘박 대통령이 너무 힘들다(남경필)’, ‘박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김관용)’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난 주말, 새누리당 선대위원장 및 각 후보들은 일제히 박 대통령을 선거전 전면에 내세웠다. 주요 격전지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새정치연합 후보들에 비해 열세로 나타나면서 ‘선거의 여왕’을 호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박심 마케팅’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기점은 세월호 사고(4월 16일)와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5월 19일)다. 사고 전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김황식 후보 등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거법 위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후보들 사이에선 박 대통령과의 인연과 친분을 강조하는 언사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후 상황이 바뀌었다. 사고대책 수습 과정에서 정부의 무능과 청와대의 ‘콘트롤 타워’ 역할 부재 등이 겹치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70%대→50%대)하자, 새누리당 후보들의 박 대통령 언급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상황이 역전된 것은 박 대통령이 눈물을 보인 담화문 발표때다. 이후 새누리당에선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발언들이 나왔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담화문 발표 이후 하락세를 멈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새정치연합측은 ‘안철수 지키기’가 급하다. 광주 시장에 새정치연합 후보로 전략공천된 윤 후보가 낙선할 경우 안철수 공동대표의 설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윤 후보 역시 ‘안철수를 지키자’는 것에 초점이 모인다. 윤 후보는 지난 1일 “저를 당선시켜 차기 대선 주자인 안철수 대표에게 힘을 실어 달라. 제가 시장이 돼야 안 대표의 새정치에도 힘이 실린다”고 밝혔다.
안 대표도 광주시장 선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전략공천 발표 후 3차례나 광주를 찾았고, 선거를 코앞에 둔 지난 주말에도 안 대표는 선거 유세지로 광주를 택해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절박함’이 고스란히 묻어난 행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안 대표의 광주시장 ‘올인’ 전략을 지지하는 것은, 지방선거 전체 판세가 나쁘지 않아 ‘포스트 지방선거’ 국면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비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만 윤 후보가 이기면 2015년 초로 예정된 안 대표의 임기는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