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둔화했다. 23개월째 2%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경기회복 속도가 느린 가운데 물가마저 저공 비행을 계속해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6%대 회복이라는 정부의 목표 달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달 보다 1.1%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2월 1.0%, 3월 1.3%, 4월 1.5%, 5월 1.7%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6월 1.7%, 7월 1.6%, 8월 1.4%로 상승곡선이 꺾이더니 9월에는 2월 1.0%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다시 내려갔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가격변동이 큰 농축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년대비 1.9% 상승하는데 머물러 지난 2월 1.7% 이후 7개월만에 1%대로 내려섰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 따라 석유류 제품이 전월대비 1.7% 떨어지고 38년만에 가장 이른 추석에도 불구하고 태풍과 같은 기상이변이 없어 농산물 가격폭이예년보다 크지 않은 것이 물가상승을 억제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선채소(-13.3%), 신선과실(-10.7%)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고 농축수산물 역시 1년 전보다 3.0% 떨어졌다.

정부는 이같은 물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물가는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기상악화, 국제유가 변동 등 공급측의 물가 불안 요인은 여전히 잠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낮은 물가가 이어짐에 따라 경상성장률 6%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 및 각종 경기활성화 대책을 통해 내년에는 실질성장률 4%, 물가성장률 2%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9월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3.8%나 떨어지는 등 경기 회복이 더딘데다 물가상승률도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세수와 직결되는 경상성장률이 6%에도 못미칠경우 그렇지않아도 어려운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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