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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1˚’가 뭐야?…차이나머니 이제 ‘이미지’도 산다…전세계 소비시장 눈독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지난 4일 막을 내린 인천아시안게임. 2만명이 넘는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입은 유니폼에는 ‘361˚’란 생소한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361˚는 이번 대회 공식 후원을 맡은 중국의 스포츠 브랜드다. 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이미 중국내 매장 8000여개를 가진 대형스포츠기업이다.

361˚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500만달러(약 155억원) 이상을 후원하는 ‘프레스티지 파트너’가 됐다. 해외 브랜드로서는 유일하다. 361˚는 이번 대회에 124억원어치, 29만점의 유니폼을 지원했다. 막대한 물량공세에 국내 의류업체들은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이 한국 옷이 아닌 중국 옷에 점령당한 것이다.


국제 스포츠대회를 후원하며 인지도를 높인 361˚는 조만간 한국에 본격 상륙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이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세계 소비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한때 제조업체 인수에 집중하던 중국은 이제 첨단기술과 유통망을 넘어 브랜드와 고급이미지까지 사들이고 있다. G2(미국+중국)란 지위에 맞게 수십년동안 따라다닌 짝퉁과 싸구려 이미지에서 말끔히 벗어나겠다는 의도다.

한류의 본고장 국내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PPL(간접광고)시장에서마저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업체들이 우리 드라마에 PPL을 시작한 것이다. 최근 종영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쥐메이사의 배송상자가 나온다. 배우 박하선이 중국 타오바오사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식당을 예약하는 장면이나 중국 리오 칵테일이 소품으로 나온 드라마도 등장했다.

기존의 중국산 싸구려 이미지로는 불가능한 일들이다.

실제 차이나머니의 투자는 매우 활발하다. 한국에 대한 투자분야가 복합리조트 건설과 같은 부동산 개발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종합 관광·레저, IT, 의류, 문화콘텐츠, 식품 분야 등 다방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1∼9월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FDI)가 신고금액 기준으로 10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0.4% 급증했다. 여기에 대만, 홍콩 등을 중화권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가 89.8% 늘어난 30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세계 명품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몇년새 중국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 명품시장을 정조준한 ‘메이드 인 차이나’ 명품들이 속속 나왔다.

아예 해외 명품그룹이 투자해 설립한 중국 명품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샹시아(上下)’다.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를 운영하는 에르메스 그룹이 2007년 투자해 설립했다. 샹시아는 프랑스 유학파 출신 중국인 디자이너 장충얼을 주축으로 중국 전통 장인정신을 현대화한 명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도 범접할수 없는 수준이다. 웬만한 생활용품과 귀금속은 수천만원대다.

홍콩 디자이너 데이비드 탕이 만든 ‘상하이탕(Shanghai Tang)’도 동양적인 디자인과 색채를 앞세워 해외명품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중국 다롄에 본사가 있는 남성복 ‘트렌즈(Trands)’는 워런 버핏과 빌게이츠가 단골로 입소문나면서 유명세를 탔다.

여성복 ‘포츠1961(Ports 1961)’은 2006년 영화‘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광고이미지가 노출되면서 인지도가 올라갔다.

중국은 막대한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다양한 문명과 물자를 수출하던 옛 ‘실크로드’를 되살리고 있는 셈이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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