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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 의류 · 엔터 먹어치운 차이나머니 담엔 어디로?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올들어 차이나머니의 국내 기업 인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금 다발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브랜드와 기술을 가진 알짜배기 기업들이 중국 자본의 쇼핑리스트에 올랐다.

게임과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에서부터 의류,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금융산업까지 다양하다. 문어발식 투자로 중국 의존도가 심화하면서 국내 산업의 자본 종속론도 불거지고 있다.

증시에서는 이젠 “중국의 ‘중’자만 들어가도 주가가 들썩인다”는 말이 나돈다.


▶IT업계에 돈다발 뿌리는 中=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큰 손이다. 지난 4월 한국지사를 설립한 알리바바는 물밑에서 게임업체를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웬만한 게임업체는 모두 알리바바를 만났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1년동안 한국을 세 차례나 방문해 사업을 손수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알리바바가 게임, 모바일메신저 등에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알리바바는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 ‘활’의 네시삼십삼분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알리바바는 인수, 투자, 퍼블리싱 등 모든 영역에서 텐센트와 각축전을 벌일 기세다.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가진 텐센트를 견제하기 위해 알리바바가 ‘라인’에 투자할 것이라는 설도 나돈다.

텐센트도 여전히 배고픈 모양이다. 텐센트는 최근 상장을 앞둔 파티게임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 지분 20%를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넷마블게임즈에 533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네시삼십삼분에도 1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 합병으로 이미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한 때 한국 온라인게임을 공급받아 서비스하던 텐센트는 시가총액 125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게임사로 성장했다. 텐센트의 기업가치는 국내 1~2위 게임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몇십개 사고도 남을 정도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행보에는 국내 IT업계를 장악해 경쟁력있는 기술력을 쉽게 얻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다.


▶‘입고 쓰고 바르고 놀고’ 영토확장=중국 자본은 최근 2~3년동안 국내 패션업체 5곳 이상을 사들였다. 얼마전에는 국내 유아용품 1세대 기업인 아가방컴퍼니가 중국 랑시그룹에 인수됐다. 앞서 서양네트웍스와 아비스타, 더신화 등이 중국 기업에 팔렸다. 디자인과 상품기획력이 부족한 중국 기업과 자금난을 겪는 국내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류가 중국을 휩쓸자 차이나머니는 관련 업체도 눈독을 들인다. 치에란, 상하이쟈화 등 중국 화장품업체들은 한류스타 이미지를 팔 수 있는 국내 화장품업체를 노리고 있다.

중국의 투자 범위는 조선ㆍ반도체ㆍ휴대전화 등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반도체업체 동부하이텍 인수전에는 세계 4위 비메모리 위탁생산업체인 중국 SMIC가 가세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택도 중국 기업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STX다롄도 중국 내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했던 중국 푸싱그룹은 현대증권 인수에도 도전장을 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산업 측면에선 증시 주축을 이루는 상장사들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는 양상”이라며 “중국 자금 유입은 글로벌 투자자금 다각화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 기술 유출 등 부작용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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