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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허연회> 일자리 대책, 좀더 긴 호흡으로…
정부가 15일 발표한 ‘시간선택제’ 및 ‘여성고용’ 후속대책을 보면 답답한 마음부터 든다. ‘고용률 70%’를 맞추는데 모든 정부부처가 혈안이 된 모습이다. 시간선택제도, 여성 고용도 모두 고용률 70%를 위해 마련된 하위 전략이다.

그러나 마른 수건을 짜듯 정부주도로 공공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들에게 국민세금을 지원해 가면서 일자리를 쪼개라고 하는 것은 당장의 목표 달성을 위한 채찍질에 불과하다.

지방직 공무원을 당초보다 1% 더 늘려 뽑고 직ㆍ간접 노무비를 지원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로형태의 근본적 변화와는 거리가 멀다.

은행이나 공공기관에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들 경우 평가지표나 경영평가 점수를 높게 준다고 하니 당장은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에게도, 기업에게도 충분한 유인책이 없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은 계륵(鷄肋) 같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여성 고용 정책도 마찬가지다. 결혼한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육이 제대로 돼야 한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어린이집 등을 확충하겠다고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전 국가적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지만 아직 멀었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초등학교 입학까지라도 돌봐주려면 8~9년이 걸린다. 출산휴가와 엄마, 아빠의 육아휴직을 합쳐도 3~4년에 불과하다. 엄마가 됐건, 아빠가 됐건 결국 급여가 낮은 쪽에서 일을 그만두고 아이가 컸을 때 직장을 잡으려 하면 경력 단절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우선이다.고용률 70% 목표를 달성하면 좋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국민들의 삶이 지금보다 훨씬 윤택해 질 수 있다.

그러니 너무 단기적 처방에만 급급하지 말고, 좀 더 긴 호흡으로 진행해야 한다. 해외 선진국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정착시키는데 수십년이 걸렸다. 1~2년만에, 아니 박근혜정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들지 말아야 한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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