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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조금융 강조해도 은행 중기대출 비중 줄거나 제자리 걸음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박근혜 정부가 창조ㆍ기술 금융 활성화를 내세우며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8개 은행 중 절반 이상이 총 대출금 중 중기대출 비중을 줄이거나 동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회피’는 국책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찔끔증가’로 시늉에 그쳤고 대기업 대출 비중은 늘리면서 중기대출 비중은 줄이면서 정부정책기조와 엇박자를 냈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중기대출 비중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해 말 대비 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18개 은행의 총 대출금 대비 중기대출비중은 42.2%로, 지난해 말(42.1%)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대기업 대출 비중은 14.2%에서 14.8%로 0.6%포인트 늘었다. 기업대출 비중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대출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중기대출 비중은 2011년~2014년 6월 말 ‘42%’에 갇혀있다. 대기업 대출 비중은 12.2%에서 14.8%로 뛰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중기대출금 잔액은 68조원으로 전체 대출액(189조8000억원)의 35.8% 차지했다. 비중이 지난해 말보다 0.3%포인트 줄어들어든 것이다. 반면 대기업 대출 비중은 0.1%포인트(7.7%→7.8%) 높아졌다.

기업금융이 강한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중기대출 비중은 0.4%포인트(37.6%→37.2%) 감소했다. 기업금융의 역점을 대기업에 뒀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 대출 비중은 12.5%로, 지난해 말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도 대기업 대출에 집중해 총 대출금 중 기업대출 비중은 늘었지만 중소기업 대출 비중(37.5%)은 지난해 말과 같았다.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같은 기간 중기대출 비중이 0.9%포인트 감소했다. 줄인 비중은 대기업이 가져갔다. 대기업 대출비중은 같은 기간 1.2%포인트 늘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제주(1.5%포인트)ㆍ경남(1.3%포인트)ㆍ광주(0.2%포인트)은행이 중기대출비중을 낮췄다. 하나(0.2%포인트)ㆍ농협(0.5%포인트) 등 중기대출 비중을 높은 은행들도 확대 폭은 소폭에 불과했다.

국책은행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기업을 선호했고 중소기업을 기피했다. 올해 상반기 산업은행(24.9%)과 기업은행(76.9%)의 중기대출비중은 지난해 말 대비 0.4%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출입은행의 중기대출 비중은 2%포인트나 줄었다. 전체 18개 은행 중 중기대출 비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대기업 비중은 1.3%포인트 늘어났다.

이건희 국민대(경영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을 준수하는 시중은행이 거의 없다”면서 “대형 금융회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도 중소기업을 주요 영업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눈가리고 아웅’식의 중기대출 확대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매월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점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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