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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강퉁, 대륙이 열린다…중국증시 직접투자 시대 上] 중국 주식시장 개방…‘돈 있는’ 중국인, ‘성장하는’ 중국기업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 지난주 한 증권사의 대형홀엔 30대 젊은 직장인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까지 300명이 넘는 투자자가 발디딜틈 없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이 한 글자라도 놓칠새라 눈과 귀를 집중한 내용은 중국 본토 주식 직접투자, 후강퉁(沪港通)에 관한 것이었다. 
한 50대 투자자는 “세계 경제를 중국이 좌우하는 상황에서 투자 기회가 생긴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정보를 얻으려 관련 세미나와 설명회는 빼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 나선 중국 초상은행의 안나 바이 잉슈 연구원은 “일본이나 대만 등 다른 주변국에 비해 한국 증권사와 투자자의 준비와 관심이 가장 크다”며 “한국 투자자가 중국 본투 투자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 증시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가능한 ‘후강퉁’(沪港通) 시행을 앞두고 마련된 증권사 세미나에 국내 투자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공=우리투자증권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시대가 열린다. 상하이증권거래소(SSE)와 홍콩연합거래소(HKEx)를 통해 상대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후강퉁이 이달 안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가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다. 헤럴드경제는 후강퉁에 대한 투자자ㆍ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관련 시리즈를 상ㆍ중ㆍ하로 마련했다.

▶대륙의 거대 시장=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은 1066개, 유통주식수는 2조4386억주, 시가총액은 15조1611억위안에 달한다. 이 거대 시장에 외국인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중국은 그간 자국민만 투자할 수 있는 A시장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B시장으로 시장을 이원화했다. 그러다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2003년 대만의 시장개방전략을 참고해 해외 적격 기관투자자에게 문을 연 QFII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2011년엔 중국계 해외 기관투자자로 문호를 조금 더 넓힌 RQFII를 시행했다. 그럼에도 중국 증시의 외국인 비율은 여전히 3%에도 미치지 못한다.

후강퉁으로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은 상하이 180지수, 상하이 380지수 그리고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종목 등 모두 568개 기업으로, 이들의 시가총액은 13조1000억 위안에 달한다. 상하이 시장의 90% 가까운 비중이다. 만약 후강퉁 시행으로 외국인 투자총량인 3000억위안이 소진되면 외국인 비율은 4.2%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지난 17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정례회의에서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후강퉁 시행의 준비가 모두 돼 있는 만큼 언제든 발표만 되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시장 안팎에서 예상하는 대로 오는 27일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기업, 부유해진 중국= 후강퉁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홍콩시장과 상해시장의 밸류에이션 격차 축소다. 두 시장에 동시 상장된 종목이더라도 단지 중국에 상장돼 있단 이유로 홍콩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이다. 같은 상품이 다른 가격에 팔리는 시장 왜곡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개인 비중이 80%를 넘는 상해 증시의 특성상 수급상 제한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홍콩증시는 기관투자자 비중이 84%로 외국인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상해는 그렇지 못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저평가된 상해 대형주들의 가격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론 중국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은 결국 실적의 함수란 점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토목과 건설 위주의 정부 투자활성화 정책이 임금인상과 도농 소득분배 개선으로 초점이 옮겨가면서 중국 도시가구 임금소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IT와 유통, 소비업종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에 샤오미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중국 기업이 출현하고 있단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증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등 금융권 기업의 경우 배당수익률만으로도 충분히 국내 투자자에겐 매력적이란 설명이다. 실제 중국 공상은행 등의 최근 12개월 배당수익률은 7% 중반대로 해외 투자자들의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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