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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 대형株 외면…팔아도 너무 팔았다
올 순매도 지난해 2배…실적부진탓
삼성전자·현대차 順 많이 팔아
중소형주로 영향력 강화 움직임



기관의 대형주(株) 외면이 심각하다. 팔아도 너무 팔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올들어 기관의 대형주 순매도 금액은 지난해 순매수액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의 매도세에 대형주 지수는 전년말 대비 6.94%나 하락했다.

우량 대형주는 선별적으로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과 달리 기관들은 무차별적인 매물 폭탄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기관이 던진 물량을 그마나 외국인이 받아주는 형국이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들어 기관은 대형주(시가총액 100위 종목)를 6조5018억원어치나 판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조582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산 주식을 올해는 두 배가량이나 더 판 셈이다. 


기관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다. 기관은 올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5조9491억원 순매도했고, 다음으로 현대차(6조 4928억원), SK하이닉스(5조3159억원), POSCO(4조1885억원), NAVER(3조9973억원), LG화학(3억6552억원), 한국전력(3조4101억원), 현대모비스(3조2743억원), 기아차(3조2371억원), 삼성물산(3조1251억원)순으로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의 경우 대부분 조 단위 매도액을 기록할 정도다. 기관의 순매도세가 대형주의 하락세에 영향이 크게 미쳤다는 얘기다.

반면 기관은 올들어 중형주 6905억원, 소형주 648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형주의 외국인 영향력은 커진 반면 중소형주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증시의 수익률면에서도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압도하고 있다. 특히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국내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코스피 200지수가 기관의 매도세로 종합 지수나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지수보다 저조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200지수의 올해 수익률은 -5.53%로, 코스피 지수(-1.81%)와 중소형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스피 200 동일가중지수(4.4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코스피 200지수는 업종 대표성과 시가총액 규모를 기준으로 선정한 국내 대표적 주가지수다.


기관이 대형주를 대거 판 것은 무엇보다 실적부진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 등 대형주들이 연이어 시장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기관들의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이 대형주, 경기민감주를 주로 팔고 유통, 제약, 철강 등 실적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기대되거나 상대적으로 방어주로 꼽히는 업종들을 주로 사고 있다”며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기관이 대형주보다는 ‘경기민감주-방어주’를 오가는 매매행태를 계속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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