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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실적 악화…내년에도 법인세 안 걷힌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경기둔화와 엔저 등 대내외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도 뚜렷한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이 법인세 인상 논의를 본격화 함에 따라, 기업이 실제 체감하는 부담은 한층 배가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100대 상장사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654조7929억원으로 지난해 1~3분기보다 1.6%(36조6437억원) 감소했다. 이들 상장사의 누적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5.1%, 0.9%가 줄어들었다.

또 100개 상장사 중 절반이 넘는 55개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누적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화 강세와 엔저로 정유ㆍ화학ㆍ중공업 등 주요 수출주에서 ‘어닝 쇼크’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기업의 매출 감소세는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2013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작년 국내 영리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2.1%에 그쳤다. 이마저도 삼성전자를 빼면 1.8%로 낮아진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1년 13.1%에서 2012년 5%로 떨어졌다가 2013년에는 0.3%까지 급락하며 대ㆍ중소기업별 통계를 작성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일부 수출 대기업에 실적 성장이 집중돼 있었지만, 이들이 동반부진하면서 전체적인 성장 동력까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무엇보다 각국의 환율 전쟁으로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ㆍ일본 등 선진국들이 통화 약세를 경쟁적으로 유도하면서 한국 수출이 활력을 찾기는 쉽지 않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글로벌 수요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연구기관들 역시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대 중후반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획재정부(4.0%), 한국은행(3.9%) 등 정부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저성장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정치권이 법인세 인상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조세경쟁시대에서 법인세 인상은 오히려 국내 기업의 해외이전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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