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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황혜진> 우리은행 매각, 의지는 있나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예비 입찰 마감이 5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상황은 갈수록 안갯속이다. 보통 이 시기라면 뚜렷한 인수후보자끼리 인수금액을 놓고 벌이는 눈치싸움이 주요 뉴스인데, 이번에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려는 쪽과 팔려는 쪽 입장이 모두 모호하다. 공식입장만으로는 속내를 알 수가 없다.

회장이 직접 나서 인수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던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었지만 우리은행 예비 입찰 참여에 대한 최종 결정은 미뤘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결국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만큼 교보생명 내부에서 고민이 많다는 점도 알수 있다.

교보생명과 함께 잠재적 인수후보자로 꼽혔던 중국 안방보험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전 경영권 입찰에 참여했다가 단독입찰로 인수가 무산됐던 새마을금고도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셋 중 한곳이 깜짝 입찰에 나선다 해도 유효경쟁이 설립되지 않아 입찰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도 그다지 급해 보이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왜 언급된 업체만 경영권 인수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면서도 “경영권 예비입찰이 실패할 경우 내년에 다시 재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기도 전에 실패를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연내 매각의지가 있느냐는 반문이 나오는 이유다.

사려는 쪽은 금융당국이 ‘시그널’(표시)을 안준다는 것이고, 당국은 특혜는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그널’이 무엇이든 이쯤되면 관례적으로, 의례적으로 있어야 할 의견교환조차 없었다는 점은 우리은행 매각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고 밖에 볼수 없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현재 인수후보자들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는 사이 우리은행의 가치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민영화 기대감을 낮췄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재상장된 우리은행은 시초가가 1만5400원이었지만 24일 오전 9시50분 현재 1만1350원에 머물고 있다.

꼭 연내 경영권 매각을 결정지을 이유는 없다. 여건은 안되는데 무리하게 경영권 매각을 밀어부치는 건 불확실성만 키울수 있다.다만 살 쪽과 파는 쪽 모두 태도가 모호한 상황에서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내년에 더 잘 팔릴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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