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막강한 ‘콘크리트’ 지지층에 힘입어 지난 한해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새누리당도 고정 지지세력 덕에 4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한때 30%선까지 올랐지만 끝내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인 20%대에 머물렀다. ‘정권 3년차’와 ‘무(無)선거’의 변수가 작용할 2015년 정치권에 ‘50ㆍ40ㆍ20’ 법칙이 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매월 마지막 주 지지율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지난 12개월간 평균 지지율은 51.3%로 집계됐다. 새누리당은 44.7%를 기록했고, 새정치연합은 이의 절반인 24.6% 수준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2, 3월만 해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통일대박 등의 굵직한 키워드를 제시하는 등 정국을 주도하며 지지율을 6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세월호 참사 등 국가적 재난에도 50%가 넘는 지지율을 얻으며 절대적 지지층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위기는 두 차례 찾아왔다. 잇따른 총리 낙마로 박 대통령의 인사시스템이 도마에 오르며 지지율이 흔들렸고, 청와대 문건 유출로 40%선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후 흩어졌던 지지층이 발빠르게 결집하며 평균 50% 지지율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야당에서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철옹성’으로 통한다.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단단하기는 마찬가지다. 역시 총리 낙마 후폭풍으로 지지율이 30%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7월 전당대회 이후 김무성 대표 효과로 줄곧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새정치연합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통합한 이후 10%대였던 지지율이 30% 중반까지 이르렀지만 반짝 상승에 그치고 말았다. 7ㆍ30재보선 참패로 다시 10%대로 떨어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에 가까스로 20%대로 올랐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각각 50%, 40%, 20%선의 지지율을 놓고 새해 정치권에서는 판을 깨려는 야당과 방어하는 정부ㆍ여당 간의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어 국소적으로 세력싸움이 나타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연초부터 개헌으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할 수 있다. 당 지도부는 이달 중 정식으로 개헌특별위 구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려는 규제개혁과 경제활성화가 개헌과 연계될 경우 정부ㆍ여당이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새해 시작 전부터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이 불거진 새누리당도 지지율 방어가 위태로울 수 있다. 당내 대표적 비박인 이재오, 이군현 의원 등이 개헌론자들이어서 개헌을 두고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2ㆍ8전당대회 흥행 여부가 관건이다. 고질적인 계파갈등에 발목이 잡혀 큰 정치이벤트 이후 당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되레 악재가 될 수 있다. 4ㆍ29 보궐선거에서 한 자리라도 새누리당에 내줄 경우 새 지도부를 향한 당내 공세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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