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행장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재임 기간 추구할 경영 비전과 전략을 밝혔다.
그는 먼저 SC은행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철수설 논란이 이제는 불식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박 행장은 “철수 논란이 있어 왔지만 한국인이 행장이 된 만큼 이제는 논란이 불식될 것으로 믿는다”며 “내 후배이기도 한 직원들의 고용안정이 중요하고 SC를 믿고 떠나지 않은 고객에 대한 보답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태블릿PC를 기반으로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예금가입은 물론 주택대출까지 주요 은행업무를 서비스해 주는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설명하면서 은행 미래가 바뀔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지난 6개월간 2만1000건을 거래했고 무려 11만장의 종이를 아낄 수 있었다”며 “이런 방식이 앞으로 금융 관행을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개발한 한국SC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10개국 현지 SC은행에 수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박 행장은 특히 현행 방식의 은행 영업점포는 ‘원시적 지점’이라고도 표현했다.
박 행장은 “지난 10년간은 점포 수가 적은 것이 SC은행의 약점이었다면 앞으로는 엄청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베이나 아마존이 은행을 접수하느니 마느니 하는 금융환경에서 재래식 점포 수를 운운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수익이 갈수록 떨어지는 금융환경 속에서 점포를 많이 보유한 은행들은 인건비 지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원시적 지점을 엄청나게 갖고 있다면 오히려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소매금융 강화 전략도 소개했다.
박 행장은 “그룹 전략 차원에서 소매금융 강화를 위해 현지인 행장을 대거 앉혔다”며 “우간다 SC은행은 무려 진출 140년 만에 현지인 행장이 임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서도 이제 핀테크가 회자되지만 우리는 3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며 “업종 간 융합을 통해 조만간 소매금융에서 선제적인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알리바바가 금융 영역으로 넘어오듯 은행도 다른 영역과 제휴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며 “유통업자 등과 서로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제휴 비즈니스를 올해 안에 성사시킬 것”이라고 시사했다.
최근 정부가 독려하는 기술금융 분야에서 실적이 뒤처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SC그룹의 국제 네트워크 강점을 기반으로 SC은행을 토착화된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지난달 취임한 박 행장은 SC은행의 한국 진출 후 첫 한국인 행장이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서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 일선 영업점을 두루 거친 영업통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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