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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사 피습사건 후폭풍…다른 고민하는 여야
[헤럴드경제=유재훈ㆍ박수진 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을 놓고 여야가 서로 다른 고민에 빠졌다.

여당에선 미국 내 반한(反韓)기류와 함께 미국의 대북 강경외교의 부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반면, 야당은 이번 피습사건이 자칫 ‘종북 몰이’ 등 이념 논쟁으로 번져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북한이 테러를 자행한 김기종씨를 옹호한 것을 놓고, 미국 내에서 다시 대북 강경기류가 힘을 얻게 될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6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최근 소원한 듯 했던 한미동맹이 다시 신뢰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문화, 스포츠 등 민간분야 교류 활성화를 통해 남북관계의 모멘텀을 만들려는 시점에 터진 것은 악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위원장은 “자칫 미국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미국이 우리 정부에 남북대화의 원칙론을 강조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소속인 심윤조 외통위 여당 간사는 “미국 내 반한(反韓)기류가 가장 우려스럽다”면서 “문화ㆍ공공외교 확대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한미동맹 재확인을 위해 우리 정부에 강한 외교적 압력을 취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이후 우리 정부의 외교방향이 ‘정열경열(政熱經熱)’로 정리될 만큼 전례없이 중국과 가까워진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여당의 한 재선의원은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내 반미세력의 리퍼트 대사 테러 사건을 그동안 시끄러웠던 한미동맹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면서 “그런 의미로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사드(THAAD) 배치 등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대표 취임 이후 중도ㆍ경제 행보를 강화하며 과거 야당의 ‘싸움꾼’ 이미지를 탈피하고 ‘대안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이번 사건이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6일 최고위 회의에서 “이번 일이 한미동맹과 우리의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의 주장을 폭력으로 관철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극단적 인 테러행위와 선을 그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미국도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일부에서 한미동맹을 공격했다는 과도한 주장은 적절치 않다”며 “어떤 진영에게는 호재, 어떤 진영에게는 악재라고 계산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철저히 중지해야 한다”며 보수진영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했다.

한편 문 대표는 6일 오후 미국 대사관을 방문해 메리 타노브카 미국 부대사 대행을 접견하고 이번 피습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한미동맹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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