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을 확대하는 행보가 당 대표로서 당연한 움직임일 수 있지만, 리얼미터 기준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문재인), 3위(김무성)를 달리는 인물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다른 해석도 나온다. 이미 대선을 겨냥한 광폭 행보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가장 도드라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인물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다.
당 대표 취임 직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며 ‘통합’ 행보에 나서더니, 최근에는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10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연합정부 및 생활임금의 실현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오는 18일에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만나 최근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한 부당함을 이야기할 생각이다. 좌우를 뛰어넘어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문 대표의 경우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도 두드러지고 있다. ‘경제정당의 길’이라는 타이틀로 제약업체, IT업체, 친환경업체를 탐방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예방한 문 대표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업 탐방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기업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국경제인연합도 방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 대표의 광폭 행보는 지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2월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전북 현장 최고위원호를 열었다. 이어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었고, 18일에는 경남에서 최고위를 개최할 계획이다. 동서를 넘나드는 행보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바라보는 여당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문 대표가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홍 지사와 면담하는 것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이 서로 윈윈(win-win)하려는 행보”라고 비꼬았다.
문 대표의 활발한 외부 활동 속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1일 울산과학기술원 방문을 시작으로 경남지역 산업현장을 둘러봤으며, 오는 19일에는 성남에서 현장 최고위를, 26일은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를 개최할 계획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월 22일 전북에서 현장 최고위를 개최하는 등 동서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면담한 데 이어 오는 16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정책간담회를 여는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보도 이어갈 계획이다.
지역과 경제, 민생을 넘나드는 양당 대표의 광폭 행보는 각국 외교와 관련된 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13일 찰스 존 헤이 주한영국대사와 클레어 펀리 주한뉴질랜드대사 접견한다. 같은 시간 문 대표는 추궈홍 주한중국대사와 만난다. 이어 기돈 라흐만 파이낸셜타임즈 수석 논설위원과도 면담이 잡혀 있다.
민생과 경제를 둘러싸고 동서를 넘나들고 있는 여야 당대표의 경쟁이 마크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 이후 외교 분야로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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