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안 4건 ‘틀’비슷…野 확고한 반대 통과 불투명
국회에 제출된 테러방지법안이 4개로 늘어났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을 계기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도 12일 관련 법안을 제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의원이 제출한 법안을 포함해 4개의 테러방지법안의 기본 틀이 비슷비슷하다는 점이다. 특히 국가정보원장 소속 테러대응센터를 두는 내용은 4개 법안 모두가 포함하고 있다.
국정원이 테러 대응 주무부처라는 점에서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권력남용과 인권침해에 대한 야당의 우려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안 처리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다.
▶비슷비슷한 쌍둥이 법안 수두룩=지금까지 제출된 테러 관련 4개 법안 모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것이다. 법률안 이름은 약간씩 다르지만 그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정부나 국정원장이 5년마다 대테러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국회에 보고토록 하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산하로 테러대책회의를 열도록 하고 있다. 또 국정원장 산하에 대테러센터를 두도록 하는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노근 의원은 “교과서적인 원리로 본다면 테러방지센터를 국정원장 산하로 두는 것이 맞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성 등이 문제가 된다면 국정원이 아닌 독립적인 기관으로 두는 것도 여야 논의 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야당 반대 속 처리 전망 불투명=법안 수는 늘고 있지만, 여야 정치권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단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새정치연합과 논의가 필요한데, 야당의 반대 입장이 완고하다. 여당에서도 “야당이 무조건 반대하고 있어 답답하다”는 이야기만 쏟아낸다.
실제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국정원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대테러방지법이라는 이름은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이 법안은 국정원에 과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난 2001년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과 유시한 내용을 담은 테러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으나, 야당의 인권 침해 우려 속에 빛을 보지 못하고 2004년 폐기된 바 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