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지지율 정상외교 활동 ↑, 공직인사 실패 ↓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박근혜 대통령에게 여야 대표 회동은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 운영의 파트너인 동시에 견제 역할을 하는 여야 정치권을 마주하는 것이 그리 마뜩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여야 대표 회동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며 국정 동력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깎아먹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기록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야 지도부와 회동한 것은 총 4차례였다. 17일 여야 대표 회동까지 포함하면 총 5차례가 된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과거 4차례의 여야 대표 회동을 한 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부분 하락했다.
작년 10월 29일 정부의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 직후 국회에서 이뤄진 여야 지도부 회동도 그랬다. 당시 법정시한 내 새해 예산안 처리 등 15개 항의 합의 사항을 발표했지만, 대북전단 살포 관련 남남갈등, 전시작전권 환수 재연기로 인한 공약파기 논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그 주 지지율이 전주보다 2.8%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7월 10일 청와대에서 당시 여야 양당 원내대표와 만난 뒤에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2013년 9월 16일 국회 사랑재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와 회동했을 때는 6%포인트 가까운 지지율 하락을 기록했다.
야당의 장외투쟁 47일째를 맞은 상황에서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정국 및 정기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90분간 이야기를 나눴으나, 설전만 펼치다 헤어졌다.
떨어진 지지율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등 외교행보와 새누리당 전당대회 및 장관낙마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시금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야 지도부 회동은 결과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여야 대표회담에 참석하는 인물들의 지지율 추이, 회동 성과 등이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거 회동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 자체가 나빴으며, 고정적인 정치 현안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것이 2013년 4월 12일 회동이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회동으로 그 주 지지율이 1.9%포인트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회동과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 실장은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만나는 것은 과거 여야 지도부 회동과는 다른 무게감을 실어준다”면서 “박 대통령, 문 대표 모두 최근 지지율 흐름이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날 회동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의 커다란 지지율 흐름은 정상외교가 활발했던 시기(2013년 5~9월, 2014년 1~4월)에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인사 논란(2013년 2~4월)이 불거지거나 장기화된 철도파업으로 노사 갈등이 증폭되던 시기(2013년 10~12월), 그리고 세월호 사고 수습 실패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이 이어졌던 시기(2014년 5~12월)에는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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