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기조를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설정한데 이어 이번 선거도 경제와 민생을 중심에 놓겠다는 의미다. 후보들도 최저임금 인상, 전월세 등 주거대책, 조세정의 실현, 생활비 절감 등 이른바 ‘4대 민생고’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경제를 앞세우면서 정치적 정권심판론은 자연스레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 1주기 즈음에 치러지지만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를 앞세워 정권심판론에 기대진 않을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보궐선거 캐치프레이즈를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습니다’로 정했다. 문재인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을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며 “이번 4월 보선의 의미는 ‘지갑’이라고 생각한다”며 “먹고 사는 것이 버거워서 절망하는 국민들께 국민들의 지갑을 지키켔다는 약속”이라고 밝혔다.
후보들도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격전지로 떠오른 광주서을 조영택 후보는 “새누리당 정권 7년 동안 서민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외환위기보다 더 힘들고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이번 선거가 박근혜 정권의 편향되고 정의롭지 못한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을 정태호 후보는 20일 오후 서울 서원동 신원시장 일대를 찾아 골목상권 및 재래시장 살리기 행보에 나선다.
경제가 우선순위에 놓이면서 다른 정치적 이슈들은 핵심 선거 전략에서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참사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내달 16일은 세월호 참사 1주기다. 현 정권의 재난 안전 체계의 맹점을 드러낸 뼈아픈 참사지만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야당 내부의 기류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세월호 참사보다 전월세 대란, 세금 및 임금 문제가 더 피부에 와닿는 이슈다. 민생 경제 파탄에 집중하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세월호 심판론이 이번 보궐선거에 등장할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정치적 갈등으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세월호 특별법 합의 과정에서 보여진 야당 분열도 좋은 기억이 아닌 만큼 괜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야권 관계자도 “보궐 선거를 치르는 4개 선거구 중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지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역민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세월호 이야기는 그만 듣고 싶다’는 여론도 적지 않은 만큼 굳이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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