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 등 굵직한 국정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정치 행보에 굳이 발맞출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 침묵’으로 보인다.
20일 새누리당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과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개최를 둘러싸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을 압박할 뿐,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요 당직자 가운데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 언급한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주요당직회의.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150320 |
새누리당 지도부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상 복지로 인한 재정 악화에 대해 우려하던 것을 감안하면 주요 이슈로 이야기할 만도 한데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나마 김무성 대표가 지난 12일 울산을 방문했을 때 무상급식 재원으로 서민 교육지원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높이 평가받아야할 부분”이라고 언급한 것이 전부다. 당시 김 대표는 “무상급식 재원은 국비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도지사의 재량적 문제”라며 당 차원에서 대응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해 유 대표는 “아직 당론을 결정짓지 못했다. 공무원연금 처리하고 나서 당의 입장을 정리해볼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을 뿐이다. 당장 4월부터 경남에서는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당 차원의 논의 자체를 뒤로 미루는 모습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만 문재인 대표가 홍준표 지사까지 만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여당의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ㆍ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은 “도지사 한 사람이 전국을 흔드는 후진적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급식비 지원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이 없도록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4월 입법목표에 포함시켜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경남도의회가 무상급식 포기 조례를 제정한 것과 관련해 “홍준표 지사와 새누리당의 합작품인 셈이다. 홍준표는 무상급식 지원 중단 포기하고, 새누리당은 확고한 입장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여당을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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