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권행보 의식하는 듯
경상남도의회가 무상급식 재원을 서민 자녀 교육지원에 돌려 쓰도록 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키며 사실상 무상급식 중단을 확정지었지만, 여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 등 굵직한 국정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정치 행보에 굳이 발맞출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 침묵’으로 보인다.20일 새누리당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과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개최를 둘러싸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을 압박할 뿐,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요 당직자 가운데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 언급한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상 복지로 인한 재정 악화에 대해 우려하던 것을 감안하면 주요 이슈로 이야기할 만도 한데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나마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해 유 대표는 “아직 당론을 결정짓지 못했다. 공무원연금 처리하고 나서 당의 입장을 정리해볼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을 뿐이다. 당장 4월부터 경남에서는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당 차원의 논의 자체를 뒤로 미루는 모습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만 문재인 대표가 홍준표 지사까지 만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여당의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ㆍ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급식비 지원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이 없도록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4월 입법목표에 포함시켜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박도제ㆍ김기훈ㆍ박수진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