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탈북자단체의 천안함 사건 5주기에 맞춰 예고한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둘러싸고 고강도 설전을 주고받으며 한치의 물러섬 없는 대결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은 대북전단이 살포될 경우 ‘무차별적인 기구소멸작전’에 나서겠다고 위협하는 동시에 군사분계선(MDL) 인근 남측 주민들에게 미리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시 강력 대처하겠다고 반박했다.
북한은 22일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공개통고’를 발표하고 탈북자단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DVD와 USB를 뿌리겠다는 계획을 비난했다.
공개통고는 “인민군 전선부대들 관하 모든 화력타격수단들은 사전경고없이 무차별적인 기구소멸작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반공화국 삐라 살포가 군사분계선과 해상, 공중의 어느 곳에서 진행되든, 그 살포수단이 풍선이든 무인기이든, 그 살포방법이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기구소멸작전에 투입될 아군 화력타격수단들의 과녁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우리의 정정당당한 물리적 대응조치에 감히 도전해나서는 경우 무자비한 2차, 3차 징벌타격이 따르게 될 것”이라면서 “만약 우리의 자위적조치에 ‘응징’을 구실로 ‘원점타격’이요,‘지원세력타격’이요 하며 도전해 나선다면 그 즉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2차, 3차의 연속적인 징벌타격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대결악한들의 무모한 불망종짓으로 무고한 남측주민들이 사소한 피해라도 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반공화국 삐라 살포가 강행되는 경우 그 인근지역과 군사분계선접경 일대의 남측주민들은 안전상 미리 대피할 것을 권고한다”고 주민들의 안전을 신경쓰는 듯한 말도 남겼다.
대북전단 살포시 우발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10월10일 경기도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대북전단이 살포되자 풍선을 향해 13.5mm 고사총을 10여 차례 발포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이 크게 놀라기도 했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전단 살포를 빌미로 도발하면 강력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입장자료를 통해 “북측이 오늘 ‘무차별적인 기구소멸작전 진입’, ‘2차·3차 연속적인 징벌 타격’, ‘주민 대피’ 등을 운운하면서 우리측을 비난·위협한 것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며, 이를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없고 민간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시행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명백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만약 북측이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를 빌미로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도발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탈북자단체와 보수단체는 이에 앞서 천안함 사건 5주년인 26일을 기해 대북전단 50만 장과 영화 ‘인터뷰’ 편집분을 담은 USB와 DVD를 5000개씩 날려보내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이들은 풍향을 고려해 비공개로 전단을 살포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이 주민 대피까지 거론하면서 공개든, 비공개든 ‘무차별적인 기구소멸작전’에 나서겠다고 위협하고 우리 군 당국이 강경 대처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전단을 둘러싼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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