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재산과 명예를 쌓은 부자라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세상에 당당히 밝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동성애자’로 쉽게 낙인찍는 사회의 편견에 맞선 글로벌 창업자 5명이 있다. 이 가운데엔 세계적 명품 브랜드 소유주, 글로벌 SNS기업 공동창업자도 속해있다.

스테파노 가바나(왼쪽)와 도메니코 돌체. 명품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 공동창업자인 이들은 연인관계는 정리했지만 회사는 여전히 함께 소유하고 있다.

▶‘돌체 앤 가바나’ 공동창업자 2인=도메니코 돌체(56)와 스테파노 가바나(52)는 모두 이탈리아 태생 디자이너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를 만든 주인공들이다.

둘은 1980년대 초 밀라노의 한 클럽에서 처음 만나 같은 패션업체의 동료로 지냈다. 이후 1983년 돌체와 가바나는 밀라노에서 함께 커플 생활을 하며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약했고, 1985년 ‘돌체 앤 가바나’를 창립했다. 

2013년 돌체 앤 가바나 주최 행사에 참석한 마돈나.

1986년 밀라노 패션위크로 정식 데뷔한 둘은 1993년 팝 가수 마돈나와의 인연으로 세계적 유명세를 타게 된다. 마돈나의 세계투어 콘서트 의상 1500벌 이상을 도맡아 디자인하게 된 것. 일명 ‘호피무늬‘로 유명한 동물가죽 무늬도 돌체 앤 가바나의 작품이다. 이들은 2003년 공식적으로 결별했지만 회사는 여전히 공동소유 중이다. 돌체와 가바나의 순자산은 각각 15억6000만달러 정도다.

마이클 코어스(왼쪽)ㆍ랜스 르페르 부부, 이들은 2011년 혼인신고를 마쳤다.

▶‘프로젝트 런웨이’의 대명사=마이클 코어스(56)도 커밍아웃 부호이자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그는 19세 되던 해 뉴욕 소재 유명 부티크인 ‘로타스’에서 디자인과 제품구매를 하며 업계에 발을 들였다. 1981년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를 세웠다. 코어스는 그러나 1993년 사업이 파산하며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2004년 마이클 코어스에서 파생한 세컨드 브랜드로 재기에 성공했다.

마이클 코어스.

이후 미국 신인 디자이너 등용문으로 자리매김 한 TV프로 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현지 언론들은 “마이클 코어스는 이 프로의 대명사가 됐다”고 평했다. 이 프로가 한창이던 2011년 8월 그는 동성 연인 랜스 르페르와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 기준 그가 보유한 순자산은 10억달러였다.

션 엘드리지(왼쪽)ㆍ크리스 휴즈 페이스북 전 공동창업자 부부.

▶페이스북 공동창업자=크리스 휴즈(32)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페이스북 공동창업자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의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다. 당시 페이스북 초기모델의 프로그래밍과 코드작업 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페이스북 대변인을 역임했다.

아울러 휴즈는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스스로 ‘버락오바마닷컴’이란 후원사이트를 제작했다. 여기엔 200만명이 가입했고 후원금도 300만 달러가량 모았다. 휴즈는 현재 자신이 인수한 유명 정치전문지 ‘뉴 리퍼블릭(The New Republic)’ 편집장을 맡고 있다.

6년간 사귄 남자친구 션 엘드리지와 2012년 결혼한 휴즈의 보유자산은 7억달러 정도다. 그는 성 소수자 인권단체에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동성결혼 합법화 운동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매트 나이(왼쪽)ㆍ잔 웨너 롤링스톤 발행인 커플.

▶‘롤링스톤’의 잔 웨너=1967년에 창간한 글로벌 음악잡지 롤링스톤(Rolling Stone)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잔 웨너(69) 또한 커밍아웃 대열에 합류한 부호다.

60년대부터 웨너와 함께 일한 동료들은 그가 성 소수자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후 199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웨너가 이혼 후 남자들과 데이트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그의 성 정체성이 대중에게 알려졌다. 현재 롤링스톤을 포함, 맨스 저널(Men’s Journal)과 유에스위클리(US Weekly) 등의 매체도 소유한 웨너의 순자산은 7억달러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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