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대화채널 복원 의미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문제 등으로 틀어진 한일관계가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회복을 모색하는 단계에 들어선 모습이다.양국은 우선 2009년 이후 5년 넘게 중단된 외교·국방 국장급 인사가 대표를 맡아 ‘2+2 형식’으로 진행되는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다음 달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21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양국간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기시다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로서도 투명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방위안보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한일 안보정책협의회 개최를 비롯한 양국 외교·국방 당국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정부 내에서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일정을 감안할 때 다음 달 안보정책협의회를 갖고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23일 “일본과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내달 중에는 개최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말 미국을 방문해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합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 국회 차원에서 5월부터는 안보 법제 정비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큰 만큼 그전에 안보정책협의회를 열어야한다는 논리다.
안보정책협의회 재개는 한일간 대화채널 복원의 의미도 지닌다. 한일 양국은 2009년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안보정책협의회를 열지 못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2013년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전격 참배한 이후에는 차관급 전략대화와 함께 우리측의 입장에 따라 보류되면서 대표적인 한일 외교관계 단절 사례로 꼽혔다.
신대원·김상수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