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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코하람의 역풍?…나이지리아 총선서 야권 돌풍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나이지리아 정치 사상 ‘초박빙 승부’로 펼쳐진 총선 및 대선에서 30일(현지시간)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야당 후보 무함마두 부하리(72)가 북부 지역에서 굿럭 조너선 현 대통령(57)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에 따르면 전 군부 독재자 부하리 후보가 소속된 범진보의회당(APC)은 10개주(州)에서 다득표해, 집권 인민민주당(PDP)이 우세한 5개주를 앞섰다.

야당 후보 무함마두 부하리.

부하리 후보는 특히 북부 카노 주에서 거의 170만표를 얻으며 조너선 대통령을 눌렀다. 이 지역은 지난해 이슬람 과격단체 보코하람이 득세해, 주민 안전 위협이 고조됐던 곳이다. 북부 카치나 주와 카두나 주에서도 부하리 후보는 350만표를 얻어 근소한 차로 여당 후보를 앞섰다.

로이터는 전체 36개 주에서 개표가 4분의 3 가량 마무리됐으며, 부하리 후보가 1200만표, 조너선 후보가 1000만표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절반가량 진행된 개표에서 부하리 후보가 61.5%, 조너선 후보가 34.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여당 후보 굿럭 조너선 대통령<왼쪽>과 야당 후보 무함마두 부하리.

아직 조너선 대통령 지지 기반인 남부 지역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아 개표 초반 선거 결과는 뒤집힐 수 있다.

부하리 후보는 농업이 발달한 북부 카치나 주 출신으로 이슬람교도다. 반면 조너선 후보는 남부 산유지역 소수 부족 출신이며 기독교인이다.

나이지리아 총선 및 대선 투표장 모습.

부하리 후보는 1980년대 민선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했다가 2년 뒤에 쿠데타로 쫓겨난 전력이 있다. 군 장성 출신인 그가 지지 기반인 북부에서 보코하람 세력 축출 등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서 표심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DP당과 APC는 지난 29일 부정선거 의혹을 각각 제기했으며, APC 지지자들이 재투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선거장 주변은 폭력적으로 변질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여성들이 포트 하코트시에서 재투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남부 포트 하코트시에선 여성 2000명이 지역 선관위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여 경찰이 이를 진압하근 과정에서 최루가스를 살포하기도 했다.

역대 나이지리아 선거에선 당선자 발표가 나오면 폭력이 뒷따랐던 전력이 있다.

미국과 영국은 개표 과정에서 정치 개입을 경고하고 나섰다. 존 케리 미 국무 장관과 필립 해먼드 영 외무장관은 공동 성명에서 “지금까지 개표에서 시스템 조작의 증거는 보지 못했다”며 “하지만 고의적인 정치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한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나이지라 대선에선 특정 후보자가 1차 투표에서 전국 과반을 득표하고, 동시에 전체 36개주의 3분의 2인 24개주에서 최소 25%를 득표하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으면 1,2위 후보만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일주일 안에 치른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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