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내 외식업체 10곳 중 7곳은 세월호 사건 이후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곳 중 6곳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사 59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월호 사건을 기점으로 이전 1년(2013년 4월~2014년 3월) 대비 이후 1년(2014년 4월~2015년 3월)의 월평균 매출이 줄어든 업체는 72.7%인 432개로 조사됐다. 반면 매출 수준이 동일한 업체는 25.3%인 150개였으며, 매출이 늘어난 업체는 2%(12개)에 지나지 않았다. 업계 전반으로 보면 20%의 매출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업 불황의 삭풍은 매장 규모 150㎡ 이상의 중대형 업체에 더욱 강하게 불었다. 중대형 업체의 84.5%가 매출 감소를 경험했고, 매출 감소폭도 27.7%로 평균보다 컸다. 세월호 사건 이후 직장인의 단체 회식 등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 보더라도 서양식, 피자ㆍ햄버거ㆍ샌드위치 업종의 매출감소가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보다 심각하였으며 중식, 분식 및 김밥전문점, 치킨전문점은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가 덜했다.
연구원 측은 “소비자들은 평균 지출비용이 큰 식당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저가형 업종의 소비로 대체하고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의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식업 불황은 종업원 수 감축이나 폐업 등으로 연결됐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1개월이 된 시점까지만 해도 절반에 가까운 업체가 특별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았지만, 1년이 된 시점에는 75.6%가 나름의 대응책을 실행했다. 주로 종업원 감축 또는 급여삭감(19.6%), 식재료비용감축(15.4%), 휴폐업, 점포양도 및 업종전환(13.1%)이었다.
하지만 회복세는 더디기만 하다. 올해 1분기에도 전체의 64%인 380개 업체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 하락을 경험했으며, 매출이 늘어난 곳은 9.3%인 55개에 지나지 않았다. 매출 감소폭이 14.61%로 다소 둔화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업체들의 올해 외식 경기 전망은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다. 전체의 58.4%(347개)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13.1%(78개)에 불과했다. 예상되는 매출 감소폭은 11.43%로 조사됐다.
연구원 측은 “외식업체는 공급 과잉, 민간소비 위축, 경기하강 등 외부 경영환경의 악화로 지속적인 수익성 감소를 겪고 있다”며 “외식산업의 양적 성장 만큼이나 개별 매장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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