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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나”…베니스에서 묻다
-5월 9일 개막, 미리 본 베니스비엔날레…한국관 주제는 ‘축지법과 비행술’

-한국관 대표작가 문경원ㆍ전준호…7채널 영상설치 작품 선보여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제 56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에서 선보일 작품이 9일 공개됐다.

오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남동쪽 카스텔로 공원 내에서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의 국가관 섹션에서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하는 문경원ㆍ전준호 작가는 이전에 시도한 적 없는 멀티채널 영상 설치물(10분 30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타이틀은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 ’이다. 두 작가의 공동작업을 세계 미술계에 알린 대표작 ‘뉴스프롬노웨어(카셀도큐멘타ㆍ2012)’에 출연했던 배우 임수정이 이번에도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두 작가는 기존에 2개 채널을 이용한 영상물을 선보여왔으나, 이번 한국관 작품에서는 7개 채널로 확장했다. 화이트큐브 형식이 아닌 곡선형 통유리로 된 한국관의 건축적 한계를 역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축지법과 비행술, HD영상 설치, 10분30초, 2015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관 전체를 영화 세트장처럼 만들고 역사적인 요소들을 곳곳에 병치했다. 여기에서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의 인물(임수정)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용이다.

폐쇄된 실험실, 혹은 미래 어느 지점을 연상케 하는 공간에서 주인공은 끊임없이 실험을 한다. 대사없이 오로지 시각적인 요소만으로 영상이 채워졌다. 공간의 건축성이 영상설치 작업과 이루어져 그 자체가 내러티브를 대신하는 셈이다.

전시 제목인 ‘축지법과 비행술’에는 많은 상징이 담겨 있다. 영어 제목인 ‘공간을 접다(Folding space)’는 ‘웜홀’ 과도 일맥 상통하나 좀더 동양적인 개념이다. 땅을 접어놓은 듯, 공간과 공간을, 차원과 차원을 넘나드는 의미로 차용했다. 예술이 고립된 영역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의 맥락 안에서 시ㆍ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비행술 역시 중력을 거스르는, 위계와 질서를 거스르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관 전시의 커미셔너인 이숙경(영국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 큐레이터는 “축지법과 비행술은 미술과 전혀 관련없는 듯 보이나 미술과 관련된 상징성을 갖고 있다”면서 “미술이 미술 영역 밖에서는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 ”물리적 법칙을 넘어서는 개념으로써 기존의 관념체계,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축지법과 비행술이라는 비논리적인 두 개념이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니스비엔날레는 1895년 이탈리아 국왕 부처의 제 25회 결혼기념일을 축하해 베니스시가 창설한 미술 전시회로, 휘트니비엔날레, 상파울로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힌다. 전 세계 300여개의 비엔날레 중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국제 미술전이다.

당초 6월 개최됐던 것을 올해 밀라노 엑스포와 시기를 맞추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개최 시기를 한달여 앞당겼다. 홀수년에는 미술전이, 짝수년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크게 국가관, 국제전(예술감독기획전ㆍ본전시), 병행전 등 세 카테고리로 나뉘어지며, 메인 전시에 해당하는 국가관에는 올해 90여개의 국가가 참여한다. 전시 총감독은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쿠이 엔위저가 맡았다. 2008년엔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아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이 처음 생긴 것은 1995년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가 남다르다. 국제전에도 김아영(36), 남화연(36), 임흥순(46) 세 명의 한국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국제전에 한국 작가가 참여하게 된 건 2009년 구정아, 양혜규 작가 이후 6년만이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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