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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태란 기자의 중국은 왜]CCTV 유명 진행자, 마오쩌둥 욕설…달라진 中네티즌
[헤럴드경제=정태란 기자] 중국 CCTV의 유명 방송 진행자가 사석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을 향해 욕설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됐다. 중국 언론은 그를 비난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예전과 달라졌다.

10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관영 중앙(CC)TV의 유명 방송진행자 비푸젠(畢福劍·56)이 9일 웨이보를 통해 논란이 된 영상에 대해 사과했다.

비푸젠은 “나의 개인적인 발언이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이에 대해 매우 책임감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사회와 대중에게 진심으로 깊은 사과 말씀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사진=CCTV 비푸젠]

이어 비푸젠은 “저 스스로를 공인으로 생각하고 이번 교훈을 받아드리겠다. 내 자신을 엄하게 단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글은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현재 3099번 리트윗되며 퍼져나갔다.

논란이 된 영상 속 비푸젠은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경극 ‘지취위호산(智取威虎山)’을 부르며 문화대혁명과 마오 주석을 풍자했다.

비푸젠은 사투리와 푸퉁화(普通話·표준어)를 섞어가며 ‘인민해방군은 반동파를 소멸해야 한다’는 가사 뒤에 ‘그런데 이길 수나 있나’, ‘인민의 군대는 인민과 환난을 함께 한다’라고 한 부분 뒤에는 ‘헛소리하네’라고 후렴구처럼 넣었다.

또 마오 전 주석과 관련해서는 앞부분에 ‘공산당 마오 주석’이라고 언급하고 뒤에 ‘아이야 그 사람 언급도 마세요.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했나’라고 비꼬았다. 그의 노래가 끝난 뒤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은 웃으며 박수를 쳤다.

현재 중국 당국은 논란이 된 영상과 마오쩌둥에 대한 구체적인 풍자 내용이 담긴 기사를 대부분 삭제한 상태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비푸젠의 이 같은 행위가 ‘불경죄’에 해당한다며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 칭녠왕은 중국 인민의 영웅인 마오쩌둥을 모욕한 것에 대해 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공산당원인 비푸젠을 두고 “공산당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당에게 충성하고 정직할 것’ ‘겉으로만 복종하는 기회주의자 같은 행위를 반대할 것’을 져버렸다”라고 비난하고 있다.

CCTV 측은 비푸젠을 방송에서 임시 하차시키는 한편 “그의 발언은 심각한 사회적 영향을 끼쳤다. 그가 이 같은 발언한 것에 대한 배경을 조사해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은 과거보다 열린 시선으로 이번 논란을 바라보고 있다.

비푸젠의 사과를 접한 네티즌들은 “유명인은 발언의 자유가 없나?” “당신과 당신의 프로그램 지지한다” “누가 그런 영상을 내보낼 줄 예상했겠나” “이는 비 선생을 음해하기 위한 것” “사석에서의 발언으로 처벌한다면 미래에 중국 언론의 자유는 없다” 라며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비푸젠은 당적에서 제외하고 마오주석을 비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공산당원을 할 자격이 없다” “술김에 진심을 말한 것. 끝까지 조사해야 한다”라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비푸젠은 기자 출신 방송 진행자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CCTV1 채널에서 유명 예능프로그램인 ‘싱광다다오(星光大道)’를 이끌어오고 있다. 중국 기자 최초로 남극을 방문하기도 한 비푸젠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춘제롄환완후이(春節聯歡晩會·약칭 춘완)의 진행을 맡으며 국민 방송인으로 사랑 받아왔다.

tair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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