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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러 방문 취소 왜?...중국 눈치, 국제무대 부담, 국내불안 등 다양한 분석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김정은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 계획을 갑자기 취소한 이유가 중국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 부국장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모스크바 국제관계대(MGIMO) 교수는 30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북-중 관계가 그렇게 좋진 않지만 북한 입장에서 혈맹인 중국에 지나친 부담을 줘 양국 관계를 회복 불능의 상태로 끌고 가선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중국이 노골적으로 김정은에게 러시아에 가지 말도록 압박하진 않았겠지만 어쨌든 지금 중국은 가장 가까운 피후견국 지도자를 다른 나라 땅에서 만나는 부담을 안지 않게 된 것에 만족스러워 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관측했다.
국제무대 경험이 없는 김정은이 여러 나라 정상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데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로 현재 한국 국민대에 재직중인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 인터넷 뉴스통신 ‘가제타루’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다자행사 참석을 꺼려 모스크바행을 취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이 3년여 집권하는 동안 한 번도 외국 지도자를 만난 적이 없음을 상기시키면서 심지어 지난 2013년 10월 평양을 방문했던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도 만나지 않는 이례적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란코프는 ”김정은이 어떤 이유에서건 외국 지도자와의 접촉을 꺼린다면 여러 외국 정상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다자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상한 결정“이라면서 ”다자행사에선 복잡한 외교 관례를 지켜야 하고 제때에 악수를 하지 않는 등의 사소한 실수도 언론이 대서특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푸틴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 요구를 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모스크바 극동연구소 한반도 연구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제빈은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제기할 미사일 발사 중단 요구 등에 부담을 느껴 방러를 포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북한 노동당 창당 70주년으로 북한은 이를 기념하기위해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이용해 신형 위성 등을 발사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에게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등의 약속을 하는 부담을 떠안고 싶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빈 소장은 또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모스크바 승전행사에 불참하기로 한 것도김정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러시아가 제공한 모스크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이용하고 싶었지만 박 대통령이 모스크바행을 포기하면서 그도 방러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주장이었다.
한편 김정은이 반대 세력의 모반 가능성 등 국내 정치 상황에 불안을 느껴 외국 방문을 포기했다는 풀이도 있다.
러시아의 일부 언론매체는 김정은의 방러 계획 취소가 최근 한국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북한 고위관리 처형 소식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정원은 앞서 29일 ”김정은이 이유가 통하지 않고 무조건 관철을 시키는 통치 스타일을 보이고 있고, 이견을 제시하면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본보기 처형으로 대응한다“면서 그가 올해 들어서만 15명의 고위관리를 처형했다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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