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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지진 참사 네팔 구호 올인…잊혀진 예멘
공항·창고 全破…음식·약등 없어 고통의 나날
세계의 관심이 네팔 대지진 피해자 구호에 쏠렸지만 잇단 공습으로 폐허가 된 예멘도 국제사회의 손길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에 의해 구호물품을 전달받는 공항과 창고가 모두 폭파됐기 때문이다.

1일 뉴욕타임스(NYT)와 BBC는 구호물품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잃어버린 예멘 시민들이 음식과 약, 연료 등을 지원받지 못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에 있는 유엔식량계획(WFP) 구호팀도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연료부족으로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작업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WFP를 비롯한 현지 국제구호팀은 후티 반군이 사나에 있는 다수의 병원들을 차지해 의료지원도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운영되는 병원도 연료가 부족해 진료가 어려워질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 주민들이 필요한 것은 구호물품뿐 아니다. 유엔은 잇단 공습으로 수도 사나의 건물들이 무너져 최소 30만 명의 예멘인들이 거주지를 잃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아덴에서는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격수들까지 활동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적극적인 구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번 공습이 지난해 9월 시아파 반군 후티의 쿠데타로 수도 사나를 빼앗기는 등 위험에 처한 합법 정부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사우디는 미국의 지지를 받아 연합군을 결성해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한 시아파 후티 반군을 공격했다. 21일 공습 중단을 발표했지만 후티 반군이 친 정부군 기지를 함락하자 연합군은 즉각 공습을 재개했다. 공습을 총지휘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부왕세자는 승리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구호물품이 전달되는 공항을 폭파시킬 때도 사우디는 “이란 항공기가 예멘에 착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익명을 전제로 존 케리 국무장관이 27일 뉴욕에서 마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났을 때 예멘사태 중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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