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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총선, 2012년 韓대선 닮은 꼴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영국 총선이 7일(현지시간)로 임박했지만, 한치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그런데 ‘성장‘과 ‘복지’ 등을 두고 양당이다투는 모양새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갈망 등에서 우리의 지난 2012년 대선을 떠올리게 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 토리당과 노동당은 표면적으로는 각각 ‘성장’과 ‘복지’를 내세우면서도 각각 복지 확대와 재정적자 해소 등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당색(黨色)을 뛰어넘고 있다.

실제 보수당은 집권 기간 동안 재정적자를 줄이고 경기부양책을 펼쳐 경제가 크게 회복됐다며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동시에 노동당 못지 않은 ‘복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국민건강보험(NHS) 예산은 증액하겠다고 밝힌것이 대표적이다. 주말 병원을 운영하고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당일 병원 예약을 가능케 하겠다는 복지 공약도 내놨다. 맞벌이 부부의 3~4세 아동에 대한 무상보육 확대, 저소득자에 대한 임대주택에 공공주택 할인공급 등도 눈길을 끈다.

이같은 보수당의 공약은 노동당은 건강보험 예산증액, 의료진 증원 계획, 맞벌이 부부의 자녀의 무상교육 확대 등과 거의 일치한다.

양당이 대립각을 세우는 부분도 2012년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때를 떠올리게 한다.

캐머런 총리는 재집권한다면 임기 중에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국민보험료를 올릴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증세없는 복지다.

반면 노동당은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를 인상하고, 노동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부자증세ㆍ서민감세’로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노동당의 주장도 2012년 당시 우리나라 민주당과 꼭 닮았다.

제3세력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지난 우리 대선 때 ‘안철수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총선에도 불구하고 보수와 노동 어느 한 쪽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각각 3분의 1씩의 지지만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결국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은 제3세력에 표를 몰아줄 것이란 뜻이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는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로 주목받은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제3당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북아일랜드 지역의 제1당인 민주연합당도 약진을 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대선 후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손을 잡았다. 영국도 정치세력간 연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어떤 조합이 이뤄질 지는 예측이 어렵다. 제3당이 유력한 SNP는 일단 보수당보다는 노동당에가까운 정치색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SNP는 일찌감치 보수당과의 연정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런데 노동당은 SNP와 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당으로서는 SNP로의 이탈을 경계한 ‘방패’였을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SNP를 포함한 군소정당과 양당 간에 다양한 조합이 시도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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