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바젤위원회)가 금리인상 위험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 등 자산가격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바젤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려는 미국과 유럽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을 시도하면서 금융안정성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이같이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보통 금리인상은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은행 수익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투자계정(trading book)에서 보유중인 채권은 금리인상으로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또 은행계정(banking book)에서는 고객 예치금에 대한 이자지급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보유자산 가치는 줄어들고, 비용지출 가능성은 높아지는 셈이다.
결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은행권의 손실에 대비하고 금융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현금보유량을 확대하라는 게 바젤위원회의 권고다.
자기자본비율을 어느정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할 것인지 아직 세부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련 내용은 올 가을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게르트 베잉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코노미스트는 “합리적이고 시의 적절한 요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바젤위원회는 2가지 접근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는 은행의 보유해야 하는 최소자본 기준을 높이거나, 금리변화에 노출된 특별자산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바젤위원회는 8일부터 협의에 들어갔으며 결정내용은 올 가을께 발표된다.
한편 위원회의 이같은 조치는 은행이 장부상 단기매매 목적의 투자계정과 대출이나 예금같은 은행계정간 ‘자본 차익거래’를 제한하는 것이 목적이란 평가도 있다.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관리는 금융사의 자산이 투자계정에 속하는지 은행계정에 속하는지 여부에 따라 방법이 다르다.
단기매매채권이나 금리부 파생상품 등은 투자계정으로 분류되고 이들에 대한 금리위험은 시장위험으로 분류돼 BIS의 자기자본산출시 이를 포함시켜야 한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