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 정부가 해커들의 공격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공무원 인사관리 담당 기관이 해킹을 당한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육군 공식 홈페이지까지 해킹 당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 육군은 8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가 해킹 당했다며 자료 손실을 막기 위해 홈페이지를 일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출된 정보는 없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육군 소식통들은 해커들이 이날 홈페이지를 해킹한 뒤 일반인들이 접속하면 ‘당신은 지금 해킹당했다’, ‘테러리스트 훈련을 중단하라’, ‘당신의 사령관들이 나가서 싸워 죽을 사람들을 훈련하고 있다고 인정했다’는 등의 문구가 담긴 팝업 창이 뜨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과 연계된 시리아 전자부대는 이번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과거 CNBC방송과 시카고 트리뷴지, 포브스지의 웹사이트를 해킹한 데 이어 지난달 워싱턴 포스트의 모바일 사이트도 해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 국토안보부가 연방인사관리처(OPM)의 전산시스템이 4월 말부터 해킹당해 전ㆍ현직 연방공무원 4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지 불과 나흘만에 터졌다. 이 때문에 미국 내 해커 공격에 대한 경각심은 한층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OPM은 연방정부 각 부처ㆍ기관 소속 공무원들의 보직경력, 업무능력 평가, 건강관련 자료 등 각종 신상자료를 관리하는 기관으로 각 부처가 요구하는 공무원 인사검증의 90%가 이 곳에서 이뤄진다.
미국 정부는 연방인사관리처 해킹의 주체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미국 언론은 중국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육군 홈페이지 해킹 사건은 또한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해커와의 전쟁’을 강조한 직후 벌어져 더욱 충격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컴퓨터 시스템이 해커들의 공격에 취약하다”며 “사이버 방어능력을 강화하는데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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