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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글로벌 경제 이끈 신흥국 엔진 꺼진다…美금리인상 자제론 확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21세기 글로벌 경제성장를 이끌던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엔진이 급격히 꺼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면서 ‘세계의 공장’ 신흥국의 가동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진국에서 촉발된 신흥국의 ‘구조적 성장둔화’(structural slowdown)가 다시 선진국에 악영향을 미쳐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간) ‘6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가 2.8%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신흥국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브라질과 러시아가 하향세를 주도하며 지난 1월 4.8%에서 4.4%로 내려앉았다. 브라질은 1.3%에서 마이너스(-)1%로 후퇴했다.

UBS의 신흥시장전략 담당 바하누 바워제는 “신흥국 전체의 올 경제성장 전망은 그래도 3.5%에 달하지만, 중국을 제외할 경우에는 0%에 가깝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영국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이나 유럽의 수입 감소가 신흥국 시장의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세계 무역의 43.3%를 차지하는 17개 개발도상국의 1분기 무역량은 0.9% 줄었다. 지난 5월 중국의 수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둔화와 이로인한 에너지 수요 감소는 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의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미국의 셰일오일 혁명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은 러시아 경제에도 치명상을 입혔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세계경제 성장에 23%를 기여한다”면서 “신흥국의 경제난이 글로벌 경제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진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펼쳤던 양적완화 정책을 접는 것도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로 인해 풀린 선진국의 돈은 신흥국 자산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는데, 미국이 통화긴축으로 풀린 돈이 회수되기 시작하면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세계은행은 올 하반기 미국의 통화긴축 정책으로 장기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시장으로의 자본 유입액은 18~4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카우시크 바수 세계은행 수석연구원은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에 자문을 한다면, 금리인상을 올해 말보다는 내년에 하자고 제안하겠다”며 사실상 인상시점 연기를 주문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늦춰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한편 자넷 옐런 미국 FRB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밝혀 둔 상태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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